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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 |
워킹맘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이 회사는 다름아닌 올디너리매직. 0~24개월 월령에 맞게 맞춤형 놀잇감 피카비 플레이키트를 개발한 올디너리매직은 올해로 3년차인 스타트업이다. "명색이 육아 관련 회사인데 이 정도쯤은 해야되는 것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는 허청아(34·사진) 올디너리매직 대표. 서울대 출신 '박사엄마'란 필명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창업에 성공, 1년 만에 매출을 20배로 키운 허 대표를 만나봤다.
아동가족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허 대표는 아동발달 이론만 10년 이상 연구한 전문가다. 그러나 막상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꼭 필요한 육아 정보를 제대로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소비자로서 육아용품 시장을 경험하면서는 초보 엄마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각종 마케팅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요즘 2030 초보 부모들은 대부분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육아정보를 습득하잖아요. 그런데 부정확한 소스에 불필요한 불안감만 조장하니, 제 사명감을 불타오르게 만들더라고요(웃음)."
블로그를 개설했다. 허 대표 자신의 생후 6~7개월 아이를 키우며 필요한 정보 위주로 올렸다. 그가 배운 아동발달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찐' 육아와 결합한 각종 글에 초보 엄마들이 환호했다. 금세 구독자수는 4000여명을 넘었다.
"이 세상에서 모든 엄마들은 엄마 역할이 처음이잖아요. 확인받고 싶은 욕구가 크죠. '내가 육아를 잘하고 있는게 맞나?'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잘 하고 있어요' '자신감을 가지세요'라고 말해줄 수 있는 창구가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정확하고 생활밀착형 정보 전달로 신뢰를 쌓았고요."
일례로 13개월 이상 아이를 대상으로 한 '우리 아이 기질 테스트'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초보엄마일수록 내 아이 기질에 대한, 그리고 기질에 따른 놀이와 육아팁을 얻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으로 허 대표는 풀이했다.
아이가 커갈수록 재밌게 놀아주는 일이 어렵다는 부모들이 많은데, 허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 각종 놀잇감을 사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뒤졌지만 허탕만 쳤다. 아이의 월령별 교구를 사려면 방문판매원이나 방문교사 등을 통해 사야했기 때문이다.
"요즘 웬만한 상품들은 인터넷 쇼핑으로 다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이들 교구는 영업사원을 통한 전화상담을 꼭 해야하더라고요. 저희 어렸을 때 어머니들이 그렇게해서 몬테소리 등 선망의 교구를 사셨는데 수십년이 흘렀어도, 똑같은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코로나 시대 장난감 하나 사자고 낯선 직원의 방문까지 결정하기가 쉽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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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올디너리매직] |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 사는 교구지만, 교구 활용도나 아이 발달에 따라 맞는 장난감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살 수 있는 시장이 아니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엄마들은 그저 사은품을 어디가 더 많이 주느냐를 가지고 결정 하고요. 안타까웠죠."
올디너리매직을 창업을 하게 된 계기였다. 창업 씨드 머니는 정부지원금을 통해 얻었다. 올디너리매직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창업패키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입교기업으로 선정돼 약 1억6000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든든한 직원들도 생겼다. 공동창업자인 정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직장보육시설인 푸르니보육지원재단 어린이집 교사 출신이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허 대표와 일을 하고 있다. 올디너리매직의 제품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사업개발팀의 한화영 팀장은 삼성전자에서 마케팅 기획 경력만 7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하지만 아이 둘을 낳으며 경단녀가 됐다. 그러다가 육아에 쩔쩔매는 초보엄마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자는 올디너리매직 취지에 공감해 다시 일할 용기를 냈다.
"현재 6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워킹맘들이에요. 육아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엄마들이 필요로 한 부분을 잘 알고요. 무엇보다 안전한 놀잇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죠. 제품 테스트는 저희 아이들이 아주 냉철하게 하고 있다니까요(웃음) "
지난해 12월부터 올디너리매직은 피카비 플레이키트를 두 달에 한번씩 발송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이들의 월령별 발달을 돕는 놀잇감을 제 때 받아볼 수 있게 하자 엄마들 사이 반응이 좋다. 키트당 5~6가지의 놀잇감이 들어 있다.
"많은 부모들로부터 서비스 론칭 직후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구독서비스에요. 아이들은 자기만의 놀잇감이 담긴 박스를 '언박싱'하며 즐거움을 느끼고요. 부모들에겐 카카오톡 메시지로 두달간, 총 8번의 다른 놀이방식을 담은 팁을 전달하는데 이것 역시 꿀팁이죠."
2030 초보 엄마들이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을 줄 아는 허 대표는 올해 전국 어린이집 등 B2B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는 올디너리매직에서 개발한 피카비 플레이키트를 활용하고 있다.
책 출간도 앞뒀다. 육아를 함에 있어 부부가 환상의 팀워크를 발휘하도록 돕는 내용이다.
"이른바 육아팀플 가이드북이에요. 부모익힘책인데, 육아 때문에 진짜 많이 다투게 되잖아요. 전문가가 제시하는 근거 있는 정보로 생각을 틀을 잡은 후 우리만의 약속과 규칙을 정
자칫 지치고 힘들 수 있는 육아에서 통통 튀는 감각으로 다양한 변주곡을 계획 중인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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