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 가이드라인 완성…결국 구속성 없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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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사극 태종 이방원에 나온 말의 낙마 모습 /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캡쳐 |
지난, 1월 KBS 사극 '태종 이방원'의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가 논란이 됐었습니다. 극중 이성계의 낙마 모습을 찍기 위해서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고 강제로 잡아당겼는데, 말이 넘어지면서 목이 꺾인 것이 그대로 화면에 노출이 된 겁니다. 결국 사극에 출연했던 퇴역경주마 '까미'는 1주일 뒤 사망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왔고 20만 1,649명이 동의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사극 제작진은 공식 사과하며 앞으로 CG 등을 적극 활용한다고 발표했고 사극은 한 달 동안이나 결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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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사극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과 관련된 청원글 /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 캡쳐 |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당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1월 25일, 정부가 영화와 드라마 등에 출연하는 동물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행위에 출연 동물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 등의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3월 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부처, 영상 및 방송 매체 업계,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등 20명이 참여한 '영상 및 방송 매체 출연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민관 협의체가 출범해 첫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협의체를 통해 각 영상, 방송 매체들에게 이번에 만들어지는 출연동물 보호 내용을 반영하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1달에 1번씩 모여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출연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완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연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에는 촬영 중 동물에게 충분한 휴식시간과 물, 먹이 제공, 훈련사·수의사 등 전문 인력 현장 배치와 같이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보호와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 등이 담길 예정입니다.
미국의 경우,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에 동물이 출연하는 경우, 미국인도주의연합(American Humane Association)이 동물들이 인도적으로 대우받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 'No Animals Were Harmed'이라는 인증제도도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국내에도 관련 자료가 이미 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2020년 11월, 미디어 속 동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한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를 제작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발표된 관련 가이드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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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 중인 강아지 모습 / 무료 스톡 사진 Pexels |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외국 사례 분석 등을 위한 연구용역도 이미 발주했고 계약도 완료됐다"며 "오는 11일에 착수 보고를 받을 예정으로, 4월 정도면 가이드라인 초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가이드라인이라서 구속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행위에 출연 동물과 관련된 내용을 시행규칙으로 추가해 벌칙을 부과할 수 있지만, 규제 내용이기
[안병욱 기자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