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입 의존도 20% 넘는 품목 118개…대게 100%·나프타 23%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푸틴 부양"
제2의 '요소수 대란'될까…대체재 찾기 주력

↑ 이억원 차관,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 대응 TF 회의 주재 / 사진=기획재정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2000여 개 품목 가운데 러시아 의존도가 20% 이상인 제품이 118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일부 원유 제품과 철강 원재료, 수산물 등은 러시아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러시아 무역 제재가 본격화된 가운데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러시아산 원자재 및 중간재를 가려내고 사전에 대체재를 마련해야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너지·수산물 러시아 의존도 높아

28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입한 2075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러시아 수입 비중이 20%를 넘는 제품은 118개(5.6%)로 집계됐습니다. 러시아 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제품도 62개(2.9%)였습니다.

118개 제품 가운데 나프타의 수입 규모가 43억8302만 달러(약 5조3000억 원)로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 제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입니다. 지난해 나프타 전체 수입액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3.4%였습니다.

석유·역청유(15도 비중이 0.847 초과, 0.855 이하인 제품)의 러시아 의존도는 92.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수입액은 28억8004만 달러였습니다. 유연탄(코크스용탄)과 무연탄의 러시아 수입 비중도 각각 21.5%, 40.8%로 높았습니다.

원자력발전에 쓰이는 우라늄235를 농축한 우라늄(2억5천만달러)도 전체 수입액 중 33.8%가 러시아산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산물도 러시아 의존도가 두드러졌습니다. 대게(2억3114만 달러)는 수입품의 100%가 러시아산이었고, 명태(2억4753만 달러)는 96.1%, 대구(9036만 달러)는 93.6%가 러시아에서 수입됐습니다.

↑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수입 의존도 높은 주요 품목 /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산 대체재 찾기 주력해야

철강,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군에 쓰이는 원자재도 러시아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용도에 맞는 철강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페로실리콘(실리콘 함유량 55% 초과)은 34.6%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강을 만들 때 필요한 페로실리코크로뮴은 92.9%가 러시아산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러시아산 재료가 가격 경쟁력이 좋아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면 러시아에 의존했던 수입품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정부의 대책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