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4시 55분께 부산 동래구 안락동 한 아파트 전기차 충전장소에서 충전을 마치고 주차돼 있던 한 소형 밴 전기차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사진 출처 = 부산소방재난본부] |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수는 23만8063대다. 연간 보급 규모는 2019년 3만5080대, 2020년 4만6713대, 2021년 10만427대로 매년 늘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 전기차 20만7500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작년 기준 국내 전체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은 1%가 채 안 되지만, 보험사들은 전기차 전용 자동차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동시에 배터리 폭발 사고 등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없는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어 보장 항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이온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과충전 시 발열 문제로 폭발 및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장착돼 있는 탓에 노면과 차량 하부 사이 거리가 짧아 과속 방지턱, 비포장 도로 등 주행 환경에 따라 손상될 염려도 있다.
파손된 배터리는 부분 수리가 쉽지 않아 보통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배터리 가격이 차 값의 40~50%를 차지해 비용 부담이 크고, 배터리 사용 기간에 따라 감가삼각이 적용돼 배터리 값 전액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2000만원, 내구연한이 15년인 배터리를 2년 동안 쓰다 교체할 경우 배터리 값의 15분의 2에 해당하는 267만원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작년 7월 금융감독원이 '배터리 전액 보상' 특약 도입을 의무화한 후 보험사들이 전기차 보험에 가입자 부담액이 없도록 하는 특약을 포함시켜 판매하고 있다. 단 '연식이 3년 이내인 전기차' 등 특약 가입대상을 한정한 보험사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배터리 전액 보상 특약 외에도 다수의 보험사가 차량이 전소했을 때 가입한도 내에서 신차 구매를 보장하는 특약, 감전·화재사고로 인한 상해를 보장하는 특약, 전기차가 고장 나거나 방전됐을 때 견인 비용과 탑승자 복귀비용을 지원하는 특약 등을 제공한다. 견인 거리, 복귀비용 규모, 연간 회수 등도 보험사에 따라 다르다.
다만 전기차 보험료가 일반 자동차보험료보다 높다는 게 흠이다. 평균 수리비가 높아 보험사가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뜻하는 '손해율'이 높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전기차 237만원으로, 비전기차 181만원보다 약 31% 높다. 평균 부품비는 전기차가 146만원으로, 비전기차 97만원보다 약 50% 더 비싸다. 이에 따라 전기차와 비전기차의 자차담보 손해율 차이도 2018년 1%포인트에서 2020년 9.7%포인트로 9배 넘게 상승했다.
보험개발원은 "고전압 배터리의 수리가 보편화될 때까지 보험 가입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관련 특약을 개발하는 등의 합리적 방안이 필요하며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 차량가액 한도를 기존 내연기관보다 높인 특약을 일부 보험사에서 운용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해외 업체인 테슬라와 GM은 전기차 보험료 부담으로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를 위해 자체 보험 상품 개발에 나섰다.
테슬라는 이미 5개주에서 보험 서비스 상품을 내놓았고, 올해 말까지 45개주로 확대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나이, 성별, 신용점수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대신 1600km당 전방 충돌 경고, 급브레이크 횟수, 공격적인 방향전환 횟수 등 운전자의 데이터를 이용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곧 안전운전을 할수록 싼 보험
GM도 아메리칸패밀리인슈어런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운전 데이터 기반 자동차 보험 상품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애리조나와 일리노이, 미시간주에서 상품 판매를 준비 중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이사는 "테슬라의 목표는 보험료를 30~40%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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