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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던 차를 중고차로 팔 때는 매입가와 판매가를 살펴보고 비교견적해봐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사진 출처 = 엔카닷컴] |
현재 현대차·기아 신차 출고 대기기간은 6개월이 기본이다. 기아 쏘렌토 등 일부 인기차종은 1년을 넘어 1년 2개월 가량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신차 출고대란이 심각해지자 대기기간 없이 바로 탈 수 있는 중고차가 인기를 끌었다. 덩달아 중고차 거래 때 딜러들이 참고하는 중고차 시세도 올랐다.
올들어서도 1월 시세는 강보합세를 형성했다. 그러나 2월 시세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약보합세로 돌변했다.
시세만으로 분석해보면 2월에 타던 차를 팔 경우 1월보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매경닷컴은 그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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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진 기아 쏘렌토 [사진 출처 = 기아] |
분석 결과, 출고 1년 이내인 신차급 인기차종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화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하락하는 중고차 속성을 무너뜨린 가격 역전은 신차급 중고차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을 때 발생한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출고적체가 가장 심각했던 기아 쏘렌토에서 가격 역전이 일어났다. 2021년식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200만원 높게 형성됐다.
7월 조사에서는 기아 카니발 2021년식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200만원 비쌌다. 출고된 지 1년 안팎인 2020년식 시세도 신차 가격보다 47만원 높게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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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진 기아 카니발 [사진 출처 = 기아] |
신차 시장에 직접 영향을 받는 중고차 시장 특성 상 신차 가격 변동은 중고차 가격을 좌우할 때가 많아서다. 신차 가격이 오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에 균열이 생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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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차 출고대란으로 중고차시장에서도 인기 높은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 출처 = 현대차] |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다 강판과 알루미늄 등 주요 소재 가격, 물류비용, 인건비 등이 올라 제조 원가가 비싸져서다.
열연강판 1t당 가격(미국 중서부 기준)은 지난 2020년 1월 603달러에서 지난해 11월 1502달러로 149% 상승했다. 마그네슘은 2116달러에서 5211달러로 146%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3만2398달러에서 5만9958달러로 85%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신차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4만5000달러로 1년 사이 12% 비싸졌다. 중고차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2만9000달러로 1년간 29% 상승했다.
유럽의 경우 중고차 평균 가격이 지난해 10월에 연초보다 28.3%까지 올랐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10월 중고차 경매 가격이 1년 전 대비 1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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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인증중고차 [사진 출처 = 벤츠] |
신차 시장의 경우 국산차는 정찰제 판매를 기본으로 삼아 예년 대비 가격 급등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대신 테슬라 등 수입차는 명목 판매 가격이 오르거나 할인 프로모션이 줄어드는 추세다.
국산·수입 중고차 가격도 인기차종을 중심으로 상승중이다. 신차로 출고된 지 수개월 이내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연구원은 차량 가격 상승 압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연식변경과 함께 신차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누적됐던 교체 수요가 많아진 것도 가격 상승세에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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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카 중고차 홈서비스 [사진 출처 = 케이카] |
엔카닷컴이 출고된 지 3년째로 접어든 2019년식 국산차 인기 차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올 1월 시세는 전월 대비 0.06% 올랐다. 보통 1월 시세는 하락세를 보이는데 올해는 달랐다.
그러나 2월들어 약보합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대란이 사라진 것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 시세가 떨어진 셈이다.
국산 인기 모델들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18% 떨어졌다. 르노삼성 SM6는 전월 대비 2.66% 하락했다. 최대가 기준으로는 전월 보다 60만원 낮은 2000만원대로 떨어졌다. 르노삼성 QM6는 1.38% 하락했다.
기아 K7은 1.91%, 현대차 코나는 1.04% 각각 떨어졌다. 반면 쌍용차 티볼리 아머는 평균 시세가 1% 정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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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카닷컴은 내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사진 출처 = 엔카닷컴] |
엔카닷컴도 지난겨울 구매를 미뤘던 중고차 구매 대기 수요와 신차 대기 이슈로 예년 평균 시세 하락폭보다 낮았다고 분석했다.
또 신차 출고적체와 신차가격 상승은 주로 연식이 짧은 차종에 영향을 준다. 출고된 지 1~2년 이내인 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가격 역전이 나타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고된 지 3년 이상 지나 신차 보증기간이 완전히 끝나고 정비 필요성이 높아지는 차종들의 시세는 신차 영향을 적게 받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국산차의 경우 출고된 후 4~5년이 되면 시세가 신차 가격 절반 수준으로 된다. 매년 평균 10% 안팎 떨어지는 셈이다.
출고 후 7년쯤 지나면 시세 하락폭이 둔화된다. 8년 된 중고차나 9년 된 중고차의 시세 차이는 크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 상 매년 소폭 감가되는 수준이다. 신차 영향도 사실상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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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카 중고차 진단 장면 [사진 출처 = 케이카] |
겨울동안 미뤘던 중고차 교체 수요가 본격화되고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이 새로 차 마련에 나서 수요가 급증하는 봄철 중고차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7년 이상 지난 중고차는 이미 크게 감가된 상태여서 시세가 오른다고 해도 전월과 별반 차이가 없을 때가 많다.
다만 인기차종 여부, 차량 상태, 경제 상황, 공급과 수요, 계절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출고된 지 5년 이상 지난 비인기 차종 시세는 신차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매년 소폭 하락한다. 단, 시세산정 업체들이 너무 많이 내렸다고 판단할 때는 일시적으로 소폭 오를 수는 있다.
참고로 중고차 시세는 딜러가 소비자에게 팔 때 적용하는 '판매가' 기준이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타던 차를 딜러에게 팔 때 적용받는 매입가는 판매가보다 낮다. 매입가는 일부 중고차 기업이 '내차 (팔기) 시세'로 제공하기도 한다.
매입가와 판매가에 차이가 있다며 시세보
다른 시장, 다른 딜러, 다른 사이트 등을 통해 비교견적도 반드시 해봐야 한다. 감언이설로 좋은 값을 주겠다면서 실제로는 헐값에 매입하는 사기 수법 '허리 꺾기'에 당할 수 있어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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