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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리튬은 지난해만 값이 5배 올랐는데 올해 들어서도 매일같이 상승했다.
이달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순도 99% 탄산리튬 가격은 25일 기준 킬로그램(kg) 당 450.5위안(약 8만6000원)이다. 이달 초 가격(약 7만원) 대비 약 23% 올랐고, 새해 초 가격(약 5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70%가량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최소 순도가 56.5%인 수산화리튬의 킬로그램당 가격이 이달 3일 42달러(약 5만원), 10일 46.75달러(약 5만6000원), 17일 56.75달러(약 6만8000원), 24일 60.5달러(약 7만3000원)라고 고시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리튬의 88%는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에 매장돼 있고, 이곳에서 공급하는 리튬의 3분의 2를 중국이 가공해 납품하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리튬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 재고 부족, 광산 개발 지연 등으로 인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이에 각국은 자국 기업의 광산 개발 지원에 나섰고, 기업들은 광산 회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리튬 확보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22일 백악관 주요 광물 공급망 회의에서 미국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즈에 3500만달러(약 422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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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튬 광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본 정부는 이달 초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의 내규를 바꿔 해외에서 리튬과 니켈 확보 사업을 진행하는 민간기업에 대한 출자 한도를 기존 50%에서 최대 100%로 늘렸다.
반면 한국 정부는 2012년부터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 개인이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참여하는 해외 광물자원 개발사업 수를 줄여 왔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다른 노선을 택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벌칸에너지, 호주 라이온타운 등과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SDI는 중국 1위 리튬 업체인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사들였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토대로 지난해 말 배터리재활용(BMR) 시험 공장을 완공했고, 2025년 연간 6만톤 규모의 상업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각국이 리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전 세계 리튬 수요량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 수요는 올해 53만톤(t)에서 2025년 133만3000톤, 2030년 273만9000톤으로 늘어난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총 수요 역시 같은 기간 12만5000톤, 31만4000톤, 74만9000톤까지 증가한다.
SNE리서치는 "이차전지 시장 내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의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리튬 확보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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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이달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할 것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 시각) 새벽 기준 LME에서 거래된 니켈 가격이 톤당 2만4875달러(약 3000만원)로 전날 대비 2.3% 상승했고, 알루미늄의 톤당 가격은 3.3% 오른 3468달러(약 418만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7%, 알루미늄 생산량의 6%를 각각 공급한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주요 7국은 지난주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속, 석유, 곡물 등 러시아의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매수 심리가 강화되면서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신에너지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리튬 배터리에 대한 시장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전체 니켈 재고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가격 폭등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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