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영앤리치'(젊은 부유층) 소비자를 잡기 위한 백화점 업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VIP 등급을 개편하고 2030 전용 특별 라운지를 만드는 등 수요 잡기에 한창이다.
연간 최소 수천만원을 써야 VIP 혜택을 부여하던 백화점들은 이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2030 소비자가 '샤넬백' 한 개만 구매해도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이들의 구매 경험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 롯데·신세계, 연간 400만원 이상 쓰면 VIP 혜택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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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본점 mvg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는 2030 우수고객들 [사진 출처 = 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 우수고객은 크게 MVG와 VIP로 나뉜다. MVG는 연간 구매금이 높은 편이지만 VIP는 VIP+(800만원 이상)와 VIP(400만원 이상)으로 나뉘어 2030 세대가 혜택을 받기 비교적 수월하다. 두 등급 모두 소속점 영업시간 내 일 3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하며 VIP+는 소속점 월 30회(동반 1인), VIP는 소속점 월 10회(동반 1인) 무료음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유료 멤버십 클럽 와이(Y)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가입비 10만원을 내면 10만원 상당의 호텔 애프터눈 티세트, 와인 교환권 등 택1로 웰컴 기프트를 받을 수 있고 백화점 할인 쿠폰, 무료 주차, 발렛파킹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차 가입 고객 중 90% 이상이 2기에도 가입했다"면서 "전체 가입 회원 수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젊은 층의 관심도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VIP는 TRINITY(최상위 999명), DIAMOND(1억원 이상/6000만원 이상), PLATINUM(5000만원 이상/4000만원 이상), GOLD(3000만원 이상/2000만원 이상), BLACK(1500만원 이상, 800만원 이상), RED(연간 400만원 이상/분기별 1회 구매 200만원 이상/분기별 6회 구매 100만원 이상) 등으로 나뉜다. 등급에 따라 라운지 이용, 상품 할인, 발렛파킹 및 무료 주차, 프라이빗 이벤트 초청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 2017년부터 2030 세대를 정조준한 RED 등급을 내놨다. 현재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 백화점 큰손이 될 수 있는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RED는 다른 VIP 등급과 달리 비교적 적은 구매 금액으로 VIP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면서 "VIP 혜택을 맛본 고객들은 자연스레 등급 유지를 위해 백화점 쇼핑을 이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 현대백·갤러리아, 전용 라운지 만들고 등급 기준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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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 '클럽 YP 라운지'. [사진 출처 = 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은 쟈스민 블랙(1억2000만원 이상), 쟈스민 블루(8000만원 이상), 쟈스민(5500만원 이상), 세이지(3000만원 이상) 등으로 VIP를 구분한다. 등급별로 기준에 맞는 할인(패션·잡화 쇼핑, 식품관, 문화센터 등), 라운지 이용, 백화점 발렛파킹, 북 큐레이팅 정기 배송 서비스 등 혜택이 부여된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2030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 '클럽 YP'를 운영해 젊은 명품족을 케어하고 있다. 올해 기준 39세 이하(1984년생)까지만 가입할 수 있으며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이 가입 대상이다. 클럽 YP가 되면 발렛파킹, 명품 구매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클럽 YP 라운지'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VIP 라운지가 무채색 계열의 색상으로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던 것과 달리, 클럽 YP 라운지는 파랑·노랑·초록 등 강렬한 원색으로 개성 있는 모습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6월 VIP 등급 중 가장 아래 단계인 '제이드' 등급을 세분화해 제이드+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제이드+(1000만원 이상), 제이드(전년 구매금액 500만원 또는 3개월 구매금액 300만원 이상)로 구분할 수 있다. 또 대전에 위치한 타임월드에 제이드+ 등급을 위한 '갤러리아 라운지'를 만들어 70여개 좌석의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갤러리아 광교에서도 제이드 등급부터 VIP 라운지 이용이 가능하다.
갤러리아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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