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포피스 탐사선 가상이미지 [사진 출처 = 천문연 제공] |
천문연은 25일 대전 천문연 은하수홀 대강당에서 '아포피스 근접 탐사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기획공청회'를 개최했다.
아포피스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태양신 '라(Ra)'를 집어삼킨 '파괴의 신'을 의미한다. 아포피스는 2004년 처음 발견된 직후부터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높고, 충돌하면 커다란 피해를 남길 수 있는 '지구위협 천체'로 꼽혀왔다. 지름이 340~390m로 추정돼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크기와 비슷한 아포피스는 토리노 척도(Torino scale) '4'를 기록한 최초의 소행성이다. 토리노 척도는 지구 주변을 도는 천체가 지구에 충돌할 확률과 충돌했을 경우 예측 피해 규모를 나타내는 것으로 0~10까지 있다.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발견 당시 천문학자들은 아포피스가 2029년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7%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추가 관측을 통해 이동 궤도가 분명해지면서 충돌 위험 없이 2029년 4월 13일 지구에서 3만1000㎞를 떨어진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충돌 위험은 없지만 이 정도 거리면 정지 궤도 위성 고도(3만6000㎞)보다도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38만4400㎞)의 12분의 1 수준이다.
2029년 충돌 위험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파괴의 신은 되레 '기회의 소행성'으로 탈바꿈했다. 우주 저 멀리 탐사선을 보내지 않더라도 지구에 근접했을 때 소행성을 탐사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포피스 같은 큰 천체가 지구를 스쳐 지나가는 일은 매우 드문 일로, 인류가 소행성을 가장 처음 발견한 1801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통계상 이런 일은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큼 희귀하다. 한국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천문연은 2029년 동행 비행(랑데뷰·궤도를 수평으로 함께 도는 것) 방식으로 아포피스 소행성을 직접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탐사 임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2024∼2030년으로, 1단계인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년간은 아포피스 탐사선 시스템과 아포피스 탐사용 발사체 개발, 탐사선 발사를 추진한다. 2단계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3년간은 아포피스 탐사선의 심우주(지구 중력이나 자기장 영향이 미치지 않는 우주 공간) 항행 운영제어 및 아포피스 관측 업무를 하게 된다.
이 기간 연구개발비 3873억원을 투입해 아포피스 탐사에 필요한 탐사선 본체와 탑재체, 4단 고체킥모터를 개발해 독자 발사하게 된다. 이를 통해 동행 비행, 심우주 항행, 심우주 통신 기술을 확보하고 2029년 아포피스 지구 최근접 전후 변화를 규명할 방침이다.
![]() |
↑ 아포피스 탐사선 운영 계획 [사진 출처 = 천문연 제공] |
![]() |
↑ 아포피스 동행비행 운영개념도 [사진 출처 = 천문연 제공] |
발표를 맡은 천문연 최영준 박사는 "아포피스 탐사는 도전·혁신형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