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서울 아파트 매수세…2년 7개월 만에 수급지수 최저

15주 연속 '매수자 우위',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역대 최저 기록 이후 계속 저조
전세수급지수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 기록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15주 연속 '매수자 우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입니다. 이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대선 변수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입니다.

↑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 사진 = 연합뉴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3으로 2019년 7월 22일의 87.2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기준선 100이 무너지며 15주 연속 100 이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매매수급지수가 15주 이상 기준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세재·대출 규제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2019년 이후 처음입니다.

용산·종로·중구 등 도심권은 지난주 86.1에서 이번 주 85.1로, 은평·서대문·마포구 등 서북권은 87.9에서 84.5로, 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 등 서남권은 90.6에서 90.1로 하락했습니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동남권은 지난주 86.6에서 이번 주 85.5로 떨어졌습니다.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만 유일하게 87.4를 기록하며 지난주 86.5보다 수급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90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수급지수 하락은 거래량 감소와 관련 있습니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신고건수 기준으로 1천124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후 계속 저조한 수준입니다. 아직 실거래가 신고일이 남아 있지만 1월 1천41건, 2월 218건에 그쳤습니다.

일시적 2주택자 등 사정이 급한 사람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대선 이후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일부 단지에선 매물이 쌓이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매매수급지수는 90.9로 13주 연속, 인천은 93.6으로 10주 연속 기준선 100에 미달하며 위축된 매수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세 시장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이번 주 89.7을 기록하며 2019년 8월 12일의 89.7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세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세로 나온 물건보다 전세 수요가 적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재계약이 늘면서 신규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