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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4일 식품·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전날 자정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격을 1081.2원에서 1166.4원으로 82원가량 인상했다. 인상한 품목은 360㎖ 병과 일부 페트류 제품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M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진로 역시 2019년 출시 이래 처음으로 출고가가 올랐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제조경비 등이 모두 오른데다 이달 초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 영향이 컸다.
소주 출고가 인상이 발표되자 곧바로 불거진 건 식당가·유흥업소의 소비자가 상승 여부였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3000~4000원대였던 식당가 소주 가격이 앞선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현행 4000~5000원 수준으로 오른 전례가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소주(업소용)는 제조사에서 출고된 뒤 주류 전문 도매상과 소매점을 거쳐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출고가가 100원도 채 오르지 않았지만, 식당가에서 1000원 인상 이야기가 나오는 건 바로 이 유통 구조 때문이다.
출고가의 상승 폭이 크지 않더라도 도매상과 소매점을 거치면 운송비, 인건비 명목으로 마진이 붙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역·도매상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소매점에 납품할 때는 병당 1300~16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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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물론 자영업자들 입장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식사·안주류는 원체 마진이 남는 품목이 아닌데다 그간 고기류나 채소류, 장류 가격이 수시로 올랐기 때문이다. 식자재값이 오른다고 매번 음식값을 올리는 것도 아니니 이윤을 남길 품목이 사실상 주류밖에 없다.
한 주류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개 식당가에서는 술값을 2.5배에서 최대 3.5배까지 띄워 파는 구조"라며 "식사나 안주류로는 한계가 있어 어쩔 수 없다. 술값에서라도 차익이 안 남으면 자영업자들 다 파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 매출이 크게 줄지 않았느냐"며 "식당가의 누적된 금전적 손실, 특히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살기 위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유통 구조로 빚어지는 문제라고는 하나 소비자들로서는 대표적인 서민 술 가격이 오른다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업장에서는 소주 가격이 인상돼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소비자 A씨는 "소줏값이 지금도 5000원 받는 곳이 종종 있는데 6000원선까지 오르면 누가 식당에서 먹겠느냐"며 "조금 과장을 보태 소줏값이 밥값 수준"이라고
오는 4월부터는 주세법 개정안이 적용되는 만큼 식당가에서 국산 맥주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소맥'을 즐기는데 1만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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