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1.25% 동결하기로…3연속 인상 피해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한 경기 회복세 고려한 것으로 보여

↑ 24일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늘(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의 견실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민간 소비 회복 흐름이 점차 재개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중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3%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가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 전망 경로보다 높아져 상당 기간 3%대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연간으로는 3%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계산되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올해 중 2%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크게 올려 잡았습니다. 한국은행이 당해 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 3.2%(2012년 상승률 전망치) 이후 약 10년 만의 일입니다.

금통위는 종합적인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 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 (1.25%-> 0.75%)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 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기준금리는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지난해 8월에 0.25%포인트 인상됐습니다. 11월과 올해 1월에도 0.25% 포인트로 두 차례 잇따라 상향 조정됐지만, 이날 동결로 사상 첫 '세 차례 연속 인상'은 피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한국은행의 결정은 아무리 물가 상승 압력이 높더라도 연일 사상 최대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 회복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다음 달로 끝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은 대선 이후 차기 총재의 몫으로 넘겨지게 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