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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맨 아빠를 공략하는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
요즘 아빠들은 육아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슈퍼맨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자녀에게만큼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슈퍼맨이 되고 싶은 아빠들에게 '폼생폼사' 고성능 슈퍼카는 더 이상 '슈퍼(맨)카'가 아니다. 가족들과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동차생활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고 모험도 함께 떠날 수 있는 전천후 자동차가 아빠를 슈퍼맨으로 만들어주는 슈퍼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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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카니발 [사진 출처 = 기아] |
5~7명이 여행 가방이나 선물 보따리 등 많은 짐을 싣고 날 수 있을 정도로 실내 공간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부피가 큰 텐트 등 캠핑용품을 싣고 온 가족이 떠나는 오토캠핑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는 '차박(차+박)'에도 제격이다.
9인승 이상인 미니밴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차들은 교통지옥에서 쩔쩔 맬 때 버스전용차로를 거침없이 질주한다.
이름만 '미니'이지 실제는 '슈퍼' 역할을 하는 슈퍼밴이자 패밀리 슈퍼카다. 덩달아 운전을 주로 담당하는 아빠를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슈퍼맨으로 만들어준다.
국내에서 미니밴 대표주자는 기아 카니발이다. 무엇보다 가족이 5명 이상이면 국산차 중에서는 '대체불가 패밀리 슈퍼카'로 여겨진다. '국가대표 미니밴'이다.
다만 쓸모를 제외하면 패밀리 슈퍼카로서는 2% 부족하다. 길이든 길이 아니든 상관없이 주행할 수 있는 전천후 주행 능력이 떨어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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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 익스플로러 [사진 출처 = 포드] |
실제로 미국 브랜드들은 패밀리 슈퍼카에 일가견이 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서부 개척시대에 강한 남성상을 숭상하는 분위기에다 청교도가 가져온 가족 중심 문화에 저렴한 기름값 등이 맞물려 가족 모두가 편하게 탈 수 있는 '대물차'가 각광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브랜드들은 대물 SUV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포드 익스플로러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준대형 SUV에 해당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 SUV로 여겨진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국내에서 수입 대형 SUV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 2020년에 6126대 판매됐다.
같은 해 포드코리아 전체 판매대수가 725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포드코리아를 먹여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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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 익스플로러 [사진 제공 = 포드] |
포드 익스플로러로 가능성을 파악한 쉐보레도 미국에서는 준대형, 한국에서는 대형 취급을 받는 트래버스를 지난 2019년 가져왔다.
같은 해 11월부터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수입차 신규 등록통계에 포함된 트래버스는 이듬해 7월 익스플로러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트래버스는 지난 2020년 4103대,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5.8% 감소한 3453대 각각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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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
시승차는 하이컨트리 트림이다.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앞모습은 기존 모델보다 더 역동적으로 변신했다.
헤드램프는 아래로 이동했고 기역자(ㄱ)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보조 주간주행등을 적용했다. 헤드램프 자리에는 LED 주간주행 등이 들어섰다.
촘촘하게 배치된 듀얼 포트 그릴은 강인한 남성미를 발산한다. 포트 그릴 상단은 주간주행등과 한몸이 돼 차체를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제공한다. 앞 범퍼 공기흡입구는 당당한 SUV에 어울리게 더 커졌다.
운전석 도어 중간 높이에는 하이컨트리 크롬 레터링을 넣어 존재감을 살렸다. 도어 손잡이, 유리 몰딩에는 크롬을 적용했다.
리어램프는 날렵한 LED로 세련미를 강조하면서 입체감도 살렸다. 좌우 리어램프는 크롬바로 연결됐다. 좌우 폭을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크롬바 중앙에는 쉐보레 엠블럼으로 중심을 잡았다. 다만 머플러 팁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고 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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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
디자인 완성도도 아쉽다. 대신 무선 애플 카플레이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채택,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운전석에는 주행 중 주의가 필요할 때 진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해주는 햅틱 시트가 적용됐다. 또 1열에는 열선 및 통풍 시트, 2열에는 열선시트가 기본 탑재됐다.
1열 시트의 경우 외부 온도에 따라 열선과 통풍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된다. 반도체 대란으로 2열 열선시트와 후방 주차 보조시스템은 기능이 멈춘 상태다. 향후 무상 장착 서비스가 지원된다.
패밀리카로 사용되는 만큼 안전성도 향상시켰다. 7개의 에어백,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등 15개 능동 안전사양을 기본 트림부터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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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073mm다. 팰리세이드(2900mm)보다 길고 카니발(3090mm)에 버금간다.
카니발을 품은 SUV답게 공간도 넉넉하다. 트렁크 용량은 651ℓ다. 3열을 접으면 1636ℓ, 2·3열을 모두 폴딩하면 2780ℓ까지 확장된다. 3열에는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접이는 파워폴딩이 적용됐다.
3열 레그룸은 850mm다. 모든 탑승자에게 편안한 좌석을 제공한다. 독립 시트로 구성된 2열은 VIP 착석공간처럼 넓고 안락하다. 3열은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평균 체격의 성인이 타기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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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
220V 인버터도 있다. 집에서 쓰던 가전제품을 차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USB 충전포트도 1~3열에 모두 구비했다.
다만 마감처리는 아쉽다. 매끈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이음새들이 종종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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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 제공 = 쉐보레] |
덩치는 크지만 운전은 비교적 쉽다. 스티어링휠은 덩치에 비해 적은 힘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조향 응답성은 빠르지 않다.
실내 디자인은 투박하지만 직관성은 우수하다. 큼직한 버튼은 운전 도중에도 원하는 기능을 바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은 대세가 된 다운사이징 엔진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로우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성능을 발휘한다. 순간 치고 나가는 순발력은 부족하지만 용쓰지 않고 넉넉한 힘으로 호쾌하게 몰아붙인다. 엔진소음조차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기존 트래버스의 단점이었던 꿀렁이는 몸놀림도 개선됐다. 기존과 달리 오프로드가 아닌 도심주행에 초점을 맞춰 서스펜션을 세팅한 효과다. 안정감과 승차감이 모두 향상됐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도 예전보다 잘 차단한다. 엔진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들리는 이유다.
기존에 채택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을 일으켰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적용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은 없어 좌우로 왔다 갔다 할 때가 가끔 있다.
하이 컨트리 가격은 6430만원이다. 미국 판매가격은 5만4990달러(6557만원)다. 비슷한 가격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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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트래버스 안전사양 [사진 제공 = 쉐보레] |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전 예약 없이도 신속하고 편리하게 차량의 정기점검과 소모품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픽업 앤 딜러버리 서비스는 전담 기사가 차량 소유자가 원하
트래버스는 전천후 성능을 갖춘 패밀리 슈퍼카를 지향한다. 표면상 경쟁상대는 포드 익스플로러다.
하지만 진짜 목표는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이다. 미니밴에서 2% 부족함을 느꼈던 슈퍼맨 아빠를 공략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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