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폭탄주' 1만 원 시대 오나
정부, 치솟은 외식 물가에 '외식가격 공표제' 시행
자영업자들 "물가 상승 책임 돌리지 마라" 반발
휘발유, 국제유가 급등세 지속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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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소주 판매대. / 사진 = 연합뉴스 |
연일 치솟는 밥상 물가에 주류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면서 서민 가계 부담이 늘고 있습니다.
농축산물, 생필품 등이 지난해부터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오는 23일부터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소주 출고 가격이 일제히 오릅니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3일부터 참이슬·진로 등 소주 출고가를 평균 7.9%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9년 5월 1일 이후 2년 9개월 만의 인상 결정입니다. 주정 가격이 오르고 병뚜껑과 공병 취급 수수료가 올라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설명입니다.
2019년 인상 당시 하이트진로는 소주 공장 출고가를 병당 1015.70에서 1081.2원으로 올렸습니다. 이번 7.9% 인상으로 소주 출고가는 1166.6원으로 인상됩니다.
이로써 소주 1병의 소비자 가격은 현행 4000~5000원에서 5000~6000원 선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선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으로 나머지 소주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출고가 인상을 당장 소비자 가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민 술'이던 소주 한 병이 5000원이 된다면 소비자들에게는 물론, 자영업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소주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삼겹살 가격도 최근 크게 올랐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대전 주요 음식점들의 삼겹살(국산·200g 기준) 평균 판매가는 1만7117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시중 식장에서 2~3명이 모여 삼겹살 3~4인분에 소주를 곁들여 먹으면 10만 원은 가뿐히 넘긴다는 얘기입니다.
조만간 '소맥(소주+맥주) 폭탄주' 1만 원 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외식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외식가격 공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식가격 공표제'가 시행되면 죽·김밥·햄버거·치킨 등을 비롯 자장면·삼겹살·갈비탕 등 총 12개 품목의 가격을 매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됩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물가 상승의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돌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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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게시된 휘발유 가격. / 사진 = 연합뉴스 |
한편 휘발유 가격도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계속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판매가는 L당 1735원, 전국 평균 1736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한 달 전 가격인 1646원보다 89원 오른 것입니다.
정부는 4월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석유 수요 강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서민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