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데 양이 부족해…더 큰 건 없을까"
식품업계가 맛과 양을 업그레이드한 '벌크업' 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두 개는 많고 한 개는 적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 중량을 일정 정도 늘린 제품으로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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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 빅 육개장 컵. [사진 출처 = 오뚜기] |
빅 육개장 컵은 면과 건더기, 분말 수프는 물론 계란 스크램블의 크기와 개수까지 늘린 제품이다.
단순히 양만 늘린 것은 아니다. 가마솥에 푹 끓인 양지육수에 얼큰한 양념을 더해 구수한 맛을 낸 국물 역시 리뉴얼을 통해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오뚜기는 '14kg 벌크업'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 남궁민을 해당 제품의 모델로 기용하고 TV 광고를 적극 전개했다. 이후 빅 육개장 컵의 월평균 매출은 리뉴얼 이전 대비 154% 증가했다.
벌크업 제품은 또 있다. 바로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효과를 톡톡히 본 팔도의 '팔도비빔면 컵 1.2'다.
팔도는 지난 1월 중량을 20% 이상 늘린 팔도비빔면 컵 1.2를 100만개 한정 출시했다. 면 중량을 기존 85g에서 102g으로 17g 늘리고 이에 맞춰 액상스프도 6g 더 담았다. 비빔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스프배합비도 봉지면과 동일하게 적용했다.
특히 이 제품의 탄생 뒤에는 BTS 멤버 RM이 있었다. RM이 지난해 말 한 라이브 방송에서 "비빔면 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너무 속이 부대껴 1.5배 제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후 비슷한 의견을 가진 소비자 요청에 불이 붙었다.
결국 팔도는 응답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팔도에 따르면 이달 팔도비빔면 컵 1.2를 포함한 전체 비빔면 컵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5% 급증했다.
팔도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 초쯤 100만개 한정 수량이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BTS 덕분에 소비자 관심이 집중된 데다 비빔면 컵의 조리 편의성까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식품업계의 벌크업 제품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2030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SNS를 통해 제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데, 이들이 제품 증량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평소 편의점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20대 남성 A씨는 "라면류 1개의 적정량에 대한 기준은 물론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면서도 "특히 비빔면은 면이 얇아서 유난히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BT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활발한 피드백은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증량 제품을 비롯해 시즌 한정판 등 다양한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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