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마음놓고 마셨는데…밀크티 카페인 '0㎎'으로 허위 표시한 카페

한 커피전문점이 밀크티 음료의 카페인 함량을 허위로 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작성자 A씨는 한 커피전문점이 밀크티의 카페인 함량을 허위로 표시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이 커피전문점은 최근까지 홈페이지에서 밀크티 제품 1회 제공량당 카페인 함량을 0㎎이라고 안내했다.
대다수 커피전문점의 밀크티 제품은 카페인을 함유한 경우가 많아 해당 제품은 '카페인 없는 밀크티'로 조명 받아왔다. 특히 온라인 블로그나 SNS 등에서는 '임산부가 부담 없이 마셔도 되는 밀크티'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이 제품에도 카페인이 함유돼 있었던 것. 이와 관련해 한 고객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자 해당 커피전문점은 홈페이지 속 밀크티 카페인 함량을 113.7㎎으로 수정했다. 이는 이 커피전문점 녹차 음료의 카페인 함량인 20㎎의 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최근 밀크티 원재료가 바뀌면서 카페인 함량이 달라졌다. 이달 중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할 예정이었으나 고객 문의 이후 우선 반영한 것"이라며 "커피전문점은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돼 있어 영양성분 표기가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커피전문점의 영양성분 표기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해 점포가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이 음료 카페인 함량을 표시할 때 참고할 기준을 만들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카페인 함량 표시 여부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로 강제 사항이 아니다. 식약처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커피전문점의 카페인 표시 값이 허용오차 범위를 초과하더라도 행정처분 대상은 아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임산부, 노약자 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은 음료를 마시기 전 카페인 함량을 세세하게 따져보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을 자주 이용하는 20대 A씨는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못 잔다"며 "매장 음료마다 카페인 함량을 꼭 살펴보는데 허위로 표시했다니 불안해서 못 먹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저가커피 대표주자로 이름을 알린 이 커피전문점은 현재 전국에 1500여개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연간 4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오픈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