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는 물론 그 지지자들의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는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이 배달앱 내에 특정 후보 지지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는 배달앱 '주문요청사항' 내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독려글을 남긴 영수증 사진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배달앱 이용해서 주문하실 때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께 힘 내시라 응원해드리면서 이재명 후보를 홍보합시다"라며 "이런 간절함으로 밭갈이하다 보면 꼭 승리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이용자가 공개한 영수증에는 "사장님 복 많이 받으시고 소상공인을 위해 노력하는 기호 1번 이재명 후보로 투표하고 같이 행복해집시다"라는 요청사항이 적혀있다.
배달 기사에게 남기는 요청사항에는 "배달 노동자를 위해 정책수립하고 배달특급도 만든 후보투표하고 근로자의 복지와 혜택 같이 받읍시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치킨 영수증에는 "사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기호 1번 이재명 후보 잘 부탁드립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해당 영수증에는 점주가 적은 듯한 "네 저도 이재명 한 표입니다"라는 글이 쓰여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일부는 "생업 때문에 바쁘고 힘든 소상공인에게는 좋은 선거운동이다", "참신한 방법이니 나도 동참하겠다"는 댓글을 남긴 반면 일부는 "회사 업무 메일에 누구 뽑으라고 문구 넣어 보낸다고 생각해보라", "반발심만 생긴다", "너무 일방적인 방식"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가 자영업자와 배달앱 종사자에겐 '갑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을 하면서 원치 않는 메시지를 강제로 봐야 해서다. 또 일부 지지자들은 업주나 배달원이 다른 대선 후보 지지자라, 되려 해코지를 할까봐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배달앱 주문요청사항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공무원이나 미성년자 등을 제외한
이와 관련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입장에서 정치적 이슈로 화젯거리가 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다"면서도 "불법 게시글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살피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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