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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랬다. 인터뷰 내내 그의 미간은 몇 번이고 움직였다. 진실을 말할 때마다, 진심을 담을 때마다.
홈쇼핑 방송에서 '먹방'을 선보이는 이봉호(41·사진) NS홈쇼핑 쇼핑호스트는 지난 2년간 빅마마 이혜정 요리연구가와 함께 NS홈쇼핑의 대표적인 식품 특화 프로그램 '빅쇼'를 진행해왔다. 현재 가전·가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맡고 있는 이씨를 최근 성남 분당구 NS홈쇼핑 사옥에서 만났다.
이 쇼핑호스트는 그중에서도 식품 방송을 통해 얻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씨는 평소 1~2시간 대기줄을 서는 유명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음식에 '진심'이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어떤 반응을 했는지를 떠올리며 방송에서 그대로 표현하려 한다.
"저는 미간을 찌푸리고 콧구멍이 커진다고 지인들이 알려줬어요. 방송에서 보기에는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맛있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과하게 표현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지만 향이나 질감, 씹는 과정들을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지요."
식품 상품의 경우 방송에서 보여준 것과 소비자들이 주문해서 받는 상품이 다르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연신 강조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아지는 부분은 방송에서 본 것과 실제 상품이 차이가 날 경우에요. 협력사로부터 샘플을 받을 때 판매할 상품 그대로 달라고 요청해요. 그것보다 양이 더 많거나 크기가 큰 건 아닌지를 꼭 눈여겨봐요. 방송에서도 설명할 때 '개체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식으로 정확하게 말씀드려요.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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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지만 결국 진심이 통하는 것 같아요. 매 순간 목소리와 눈빛 등 모든 것에 진심을 담아 그 상품에 온전히 녹아들어 표현하려고 해요. 말을 할 때는 형용사를 최대한 빼고 핵심적인 말만 전달하려고 노력해요."
이씨는 지난 2006년 아나운서로 방송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스피치 강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2016년 NS홈쇼핑에 입사해 어느덧 7년차 쇼핑호스트가 됐다.
"쇼핑호스트는 아나운서와 달리 원고가 없어요. 당황한 적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상품 설명을 위해 제 이야기도 꺼내면서 방송을 이끌어간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환경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전과 가구, 식품 상품이 잘 팔리고 있어서다.
이씨 역시 코로나19로 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을 즐긴다. 음식을 좋아하는 만큼 그 음식과 어울리는 술을 곁들여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다.
이씨는 '빅쇼'를 함께한 이혜정 요리연구가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지난해 이 쇼핑호스트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힘들었던 마음을 많이 위로해줬기 때문이다.
"작년에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방송을 하던 날이었어요. 방송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어머니의 사랑'에 관한 노래를 틀어주시면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슬픔이 올라오면서 큰 위로를 받았던 그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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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계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방송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씨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방송 '리틀빅쇼'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그는 홈쇼핑을 주로 이용하는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도 젊은 계층의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장년층 소비자들 중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신조어나 트렌드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패션 상품도 오히려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제품들이 중장년층 분들에게 잘 팔려요. 기존 소비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상품군을 넓혀가는 게 효율적일 것 같아요."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에게 믿음직스러운 쇼핑호스트가
"'이 사람이면 믿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쇼핑호스트가 되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편안하게 수다 떨듯이 진행하면서도 믿음을 주는 사람, 2030세대부터 70대 이상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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