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 C40 리차지(왼쪽)와 벤츠 EQA [사진출처=볼보, 벤츠] |
볼보의 오래된 목표이자 숙원이다. 볼보는 '안전'을 앞세워 1980~1990년대 벤츠, BMW와 함께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삼두마차'였다.
2000년대 들어 볼보는 뒤로 쳐졌다. 프리미엄 위상도 약화됐다. 안전에 치중한 나머지 투박한 디자인으로 감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나이 먹은 사람이나 타는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와신상담. 볼보는 세련미와 모던한 감성을 담은 진화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적용했다. 안전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진화시켰다.
그 결과, 2010년대 이후 볼보가 내놓은 차들은 안전성은 물론 디자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판매대수도 증가했다. 위상도 다시 높아졌다.
볼보는 국내에서도 2010년대 중반부터 안전과 세련된 스타일은 물론 스웨덴·영국·독일 판매가보다 낮게 책정한 착한 가격, 수입차 브랜드 최고 수준의 보증 서비스를 앞세워 '품절 행진'을 이어갔다.
2012년 1768대에 불과했던 국내 판매대수는 지난해 1만5053대로 늘었다. 751% 성장했다.
↑ 볼보 C40 리차지 [사진출처=볼보] |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타도 벤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볼보는 친환경차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현재 성장세에 있는 시장인만큼 내연기관차 시장보다는 목표 달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판단했다.
볼보는 프리미엄 수입차 격전장으로 떠오른 한국에 주목했다. 지난 2020년 7월 국내에서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디젤엔진을 배제했다. 2014~2019년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비중이 52%에 달한 상황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시도였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친환경차 가능성을 본 볼보는 순수전기차로 눈길을 돌렸다.
오는 2025년까지 7종에 달하는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프리미엄 전기차 톱3를 목표로 삼았다. 또 2030년까지 완전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
볼보의 첫 순수전기차이자 쿠페형 SUV 'C40 리차지'를 미국보다는 890만원, 독일보다는 2200만원 저렴한 6391만원에 내놨다. 보조금 전액(차량가 5500만원 미만)이 아닌 절반만 받을 수 있는 가격이라는 핸디캡을 상쇄할 수준이다.
'타도 벤츠'를 목표로 삼은 만큼 주적은 벤츠 콤팩트 SUV인 EQA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벤츠 EQA는 가격이 5990만원으로 당시 보조금 전액 기준(6000만원 미만)에 해당했다. 그러나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게 나와 보조금이 80% 수준으로 줄었다.
↑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
지난 6월10일 사전예약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계약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 국내 배정된 초도물량 300대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독일 본사에 추가 물량 공급을 요청했다.
벤츠 EQA는 지난 7월 중순부터 계약자에게 인도되자 단숨에 수입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판매대수(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집계)는 886대다.
벤츠 EQA는 올해엔 보조금 50% 대상이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국고 보조금은 280만~299만원이다.
↑ 볼보 C40 리차지 [사진출처=볼보] |
볼보 C40 리차지는 볼보 브랜드 최초로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과 SUV의 실용성을 겸비한 모델이다.
또 최상위 트림에 적용되는 전기차 전용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 및 디지털패키지, 파일럿 어시스트, 충돌 회피 지원, 시티 세이프티 등 최첨단 안전 시스템 등을 모두 장착했다.
5년 10만㎞(선도래 기준) 무상보증과 소모품 교환 서비스, 15년 무상 OTA(무선업데이트) 서비스, 8년 16만㎞ 고전압 배터리 무상 보증도 적용됐다.
↑ 볼보 C40 리차지 [사진출처=볼보] |
최고출력 300kW(408마력), 최대토크 660Nm(67.3kg·m)를 제공하는 듀얼 전기모터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7초 만에 도달한다.
주행 때 과열되기 쉬운 전기모터 온도를 70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일관된 주행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쿨링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의 78kWh 고전압 배터리를 채택했다. 500kg에 달하는 배터리 패키지는 낮은 무게 중심과 균일한 중량 분포를 위해 프론트 및 리어 액슬 사이에 내장됐다.
더 많은 충돌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체 구조와 크럼플 존을 형성하는 압출 알루미늄 프레임 안전 케이지를 통해 보호된다. 1회 충전 때
'안전 대명사' 볼보 전기차답게 차량 충돌 시 외부 충격에서 운전자와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경추 보호 시스템(WHIPS), 측면 충돌 방지 시스템(SIPS)도 채택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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