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든 정책수단 동원"…유류세 인하 연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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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마리우팔리에서 13일(현지시간) 올해 79세 된 발렌티나 콘스탄티노프스카라는 여성이 민간인 기본 전투 훈련에 참여해 소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 / 사진 = AP, 연합뉴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쟁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정치인, 기업인이 해외로 탈출한 사이, 79세 할머니가 조국을 지키기위해 민간 전투 프로그램에 등록해 소총 훈련을 받는 사진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군 병력을 일부 철수했다고 발표했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정치적으론 친서방 정책을 펼치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나토(NATO,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을 주축으로 체결된 북대서양조약의 수행기구)에 가입하려는 움직임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나토가 자신들에게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실질적인 경제적 이유는 '에너지 패권 유지'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 특히 독일, 영국과 문제가 발생하면 그동안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관을 잠가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해왔습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큰 유럽 국가들은 큰일날 수 밖에 없죠. 파이프관이 일종의 보복과 압박 수단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파이프관은 동유럽 중에서도 평야지대가 많은 우크라이나를 가로질러 설치되어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더이상 에너지 패권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은 먼 나라 이야기같지만, 우리나라 경제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는 이슈입니다. 우크라이나발 위기로 국제유가가 연일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나면 러시아가 예전처럼 유럽으로 가는 파이프관을 잠글 것이고 그로 인해 유럽의 에너지 수요가 원유로 대신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고 있어 2014년 9월 이후 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일시적 긴장 완화로 다소 떨어진 상태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밀도 선물 가격(시카고상품거래소)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곡물 수출의 주요 통로인 흑해 항만의 시설이 파괴되거나, 운송에 차질이 생겨 양국의 밀 수출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알루미늄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알루미늄은 톤당 3,200달러를 넘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경제제재를 가할 예정인데 이때 가장 영향받는 원자재가 알루미늄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량의 2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안그래도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발 경제 위기까지 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제3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회의'에서 "만일의 사태에도 실물경제 위축을 방지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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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 대응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기획재정부11 |
정부는 원자재, 에너지, 곡물 등 관련 주요 품목의 물량을 사전 확보하고 국내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수입 루트 다변화 등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고 업계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가스 추가 구매, 원유 비상계획 점검, 발전사간 유연탄 재고관리, 곡물 정책자금 금리인하 등이 조치 대상으로 올랐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은 이에 더해 정부가 긴급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에너지수급 안정화와 내수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 및 할당관세 유예조치 연장, 원전·석탄과 같은 발전원 가동률 일시 상
[안병욱 기자 /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