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활동을 시작해 광고계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버추얼 인플루언서(유명 가상인간)들이 가요계까지 진출하게 됐다.
15일 IT와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게임개발사 스마일게이트의 버추얼 인플루언서인 한유아가 전일 YG케이플러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유아는 YG케이플러스 소속 아티스트로 유튜브를 비롯해 광고와 방송 등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YG케이플러스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계열 모델·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로, 유명 모델인 배윤영, 혜박 등이 속해 있다. 모델들로 구성된 아이돌그룹 ATO6도 YG케이플러스 소속이다.
YG케이플러스는 한유아가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는 물론 현실에서도 대표 아티스트로 자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말 한유아가 음원 발매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일각에서는 블랙핑크 등이 속한 YG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마일게이트와 함께 한유아를 만든 자이언트스텝은 앞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해 하이브 의장인 방시혁이 꽂힌 가상인간이란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한유아 뿐 아니다. 최근 TV광고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며 광고계 러브콜을 꾸준히 받아온 로지도 가요계 데뷔를 확정했다. 그는 오는 22일 첫 싱글 '후 엠 아이(Who am I)'를 발표할 계획이다. 뮤직바인이 앨범의 기획·제작을 맡았으며 볼빨간사춘기 앨범을 프로듀싱한 정재원 씨가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로지는 싸이더스 스튜디오X가 만들어 낸 버추얼 인플루언서이다. 지난 2020년 SNS에서 활동한 시작한 이후 버추얼 인플루언서로는 처음 신한라이프 TV광고로 지상파 광고에 출연해 IT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선호하는 외모를 조합해 만들어진 가상인간으로, 현재 11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로지가 벌어들인 수익만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지는 최근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내과 박원장'에 카메오로 출연해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드러냈다. 로지는 10회에서 세미나 안내원 역할을 맡았다.
LG전자의 김래아도 미스틱스토리와 가수 데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올해 말 데뷔를 앞두고 있다. 미스틱스토리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 씨가 곡은 물론 김래아의 목소리까지 직접 프로듀싱할 예정이다. 김래아는 지난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21에 등장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엔터테인먼트업계는 일반인이 갖는 리스크(위험요소)가 없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인은 사생활 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들어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반면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이 같은 우려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로지의 첫 싱글 발매일인 이달 22일 역시 '영원히 늙지 않는 22살'이란 주제를 차별화 포인트로 잡아 기획됐을 정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추얼 인플루언서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이면 약 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넷마블에프앤씨가 설립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케이팝 버추얼 아이돌그룹 개발에 나서는 등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뜨면 버려진다'란 말이 나올 만큼 신예 아이돌그룹이나 SNS 인플루언서의 사생활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광고계 러브콜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가요계 진출을 통해 대중성을 확보되면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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