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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빨강을 적용한 쏘나타, 파나메라, EV6 [사진출처=현대차, 포르쉐, 기아] |
가수 이승환 씨가 부른 덩크슛 가사처럼 '빨간 차'는 1990년대 20대에게 로망이었다.
현실은 달랐다. 빨간 차를 사면 철부지 소리를 들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는 자동차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신차 영업사원들은 유채색 차량을 산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았지만 가능하면 흰색, 회색, 검은색 등 무채색을 추천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부 경차와 스포츠 성향 차종을 제외하고는 빨간 차를 보기 힘들었다. 중고차로 내다팔 때도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중고차 딜러들은 빨간색을 포함해 일부 유채색 차량을 '하자'라 부르기도 했다. 잘 팔리지 않아 문제가 있는 차량이라는 뜻이다.
결국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기에 색상이 무난해야 잘 팔리는 중고차 특성상 소유자는 50만~100만원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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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솔타 2021 인기 색상 보고서 [자료출처=엑솔타] |
14일 매경닷컴이 자동차 컬러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엑솔타(AXALTA)의 자동차 인기 색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엑솔타는 150년 역사를 지닌 글로벌 자동차 페인트 기업이다. 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고급 컬러 배합, 전 세계 및 지역별 색상 선호도에 대한 고유의 인사이트를 통해 미래의 컬러 트렌드를 선도한다.
자동차 브랜드가 컬러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1953년부터 매년초 올해 유행할 자동차 색상과 이전 해 인기를 끈 자동차 색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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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와 우루스, 벤틀리 컨티넨탈, 롤스로이스 컬리넌 [사진출처=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 |
그 다음 은색(9%), 파란색(8%), 빨간색(5%), 갈색 및 베이지색(3%), 녹색(1%), 노란색(1%) 순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인기 색상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흰색(38%), 검은색(19%), 회색(15%), 은색(9%), 파란색(7%), 빨간색(5%), 갈색 및 베이지색(3%), 노란색(2%), 녹색(1%) 순이었다.
무채색이 대세인 가운데 유채색은 그나마 파란색 비중이 높았다. 빨간색은 갈색, 노란색, 녹색보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비주류에 해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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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열 마젠타 [사진출처=엑솔타] |
엑솔타는 '올해의 자동차 컬러'로 '로열 마젠타'를 선정했다. 진한 체리 색상이다. 메를로와가넷 색조에 다크 마감을 적용, 햇빛이 닿으면 베리 레드 색상으로 보인다. 밤에는 어둡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발산한다.
로열 마젠타 색상은 모든 차량 유형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배합됐다. 세련되고 기능적이며 모든 크기의 자율주행차량에 사용되는 레이더 시스템에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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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타르가 4S [사진출처=포르쉐] |
이 중에서 체리 색상의 로열 마젠타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마감이 매력적인 프리미엄 컬러라고 덧붙였다.
하디 아와다(Hadi Awada) 엑솔타 글로벌 모빌리티 코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로열 마젠타는 미래를 위해 최적화된 새로운 럭셔리 외관을 선사한다"며 "엑솔타는 혁신적인 이동성 감지 및 환경 최적화 수용성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솔루션, 전기차, 자율 주행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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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 슈퍼카와 일렉트로 라이트(아래) [사진출처=람보르기니, 벤틀리, 엑솔타] |
초록색과 노란색을 조색한 연두색에 가까운 색상이다. 무채색이 주도하는 자동차 색상 분야에서 빨간색과 마찬가지로 비주류 색상이다.
엑솔타 발표를 전후해 글로벌 시장에서 녹색 차량이 증가했다. 녹색은 보기 드문 만큼 희소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명차 브랜드 벤틀리는 연두색 벤테이가를 내놨다.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는 녹색 아벤타도르를 내놨다. 포르쉐도 국내에 판매하는 고성능 전기차인 타이칸에 '맘바 그린 메탈릭'을 적용했다.
아우디와 포르쉐는 지난해 11월 킨텍스(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구 서울모터쇼)에 녹색 차량을 메인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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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솔타 자동차 색상표 [자료출처=엑솔타] |
제네시스는 GV80에 브런즈윅 그린과 카디프 그린, GV70에 카디프 그린을 적용했다. 기아 스포티지도 정글 우드 그린을 메인 컬러로 서울모빌리티쇼에 등장시켰다.
국내 최초 경형 SUV인 현대차 캐스퍼는 아예 녹색을 메인 컬러로 결정했다. 캐스퍼 구매자 중 45.4%가 톰보이 카키를 선택했다. 색상 점유율 1위다.
녹색 열풍은 엑솔타 인기 색상 순위에도 반영됐다. 2020년 최하위였던 녹색은 지난해에는 노란색을 제쳤다.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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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퍼 [사진출처=현대차] |
빨간색을 포함한 유채색은 최근 출시되는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 SUV 등에서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캐스퍼의 경우 소울트로닉 오렌지 펄을 내놨다.빨간색에 가까운 외장 컬러다. 캐스퍼 구매자 중 2.8%가 이 색상을 선택했다. 파란색 계열인 인텐스 블루 펄 선택비중은 2.5%다.
또 기아 신형 니로는 런웨이 레드, 스포티지는 다우닝 레드를 각각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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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신형 니로 런웨이 레드 [사진출처=기아] |
중고차 시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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