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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이런 현상은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에서 경제 전반의 소비여력를 감소시켜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는 일자리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은 14일 '성장과 고용 간 관계: 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이란 주제의 BOK 이슈노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주제 분석에는 기업 단위 자료를 제공하는 국세청의 기업활동조사(상용근로자 50인 이상·자본금 3억원 이상 기업 대상)를 이용했으며, 분석기간은 2014~19년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상용근로자 50인 미만의 소규모 기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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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제공 = 한국은행] |
고용 민감도를 기간별로 보면 매출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 2014~16년에는 0.31%포인트 상승했지만, 2017~19년 중에는 0.2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매출 증가의 고용 창출력 약화 가능성과 매출 감소에 따른 고용 둔화 감소 가능성을 함께 내포한 것으로, 송상윤 과장은 "최근의 고용 민감도 하락은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이상,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의 고용 창출력이 큰 폭 하락한 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분석에서 2014~16년, 2017~19년 기간 중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매출 증가에 대한 고용 민감도가 0.28%포인트에서 0.13%포인트로 절반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와 관련 송 과장은 "이는 경쟁심화 등에 따른 가격 결정력 약화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경쟁심화로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되면 비용이 가격으로 전가되기 어려워 매출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특히 숙박음식, 정보통신, 사업시설, 부동산업 등의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도 이 기간 각각 고용 민감도는 0.37%포인트에서 0.28%포인트로 하락했다. 이는 매출 증가가 채용보다 기계장치에 대한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진 데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송 과장은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미만 기업의 2017~19년 기계장치 연간 증가액은 2014~16년 대비 2.1배 증가에 그친 반면,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3.0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매출 증감 크기에 따른 고용 민감도를 추정한 결과에서는 매출 증가의 고용 창출력 약화는 매출이 대폭 증가한 기업의 고용 민감도 하락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제조업 300인 이상,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 중 매출이 소폭 증가한 기업의 고용 민감도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대폭 증가한 기업의 고용 민감도는 300인 이상 제조업은 0.39%포인트에서 0.28%포인트로, 300인 미만 서비스업은 0.27%포인트에소 0.12%포인트로 각각 하락했다.
이는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이상 기업,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의 고용 민감도 하락 요인(기계장치 투자 증가, 경쟁심화로 인한 가격 결정력 약화)이 매출이 큰 폭 증가한 기업에서 중요하게 작동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송 과장은 파악했다.
이런 결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매출이 소폭 증가한 제조업 300인 미만 기업의 2017~19년 기계장치 연간 증가액은 2014~16년 대비 2.7배 증가에 그친 반면, 매출이 대폭 증가한 기업의 경우 이 수치가 4.7배에 달했다.
노동생산성 수준별 고용 민감도를 추정한 결과에서는 저생산성 기업보다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 민감도가 낮으며, 특히 300인 미만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 창출력이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에 속한 300인 미만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 민감도가 0.11%포인트에서 -0.03%포인트로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했다. 이에 대해 송 과장은 매출 원가율 상승에 따른 비용 압력과 인력 감축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송 과장은 "기업 성장에 대한 고용 민감도 약화는 소규모 서비스업(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고용 창출력 약화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며 "서비스업 고용 증가는 신생기업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에 신생기업 고용지원과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창업에
이와 함께 "서비스업 경쟁 심화에 따른 고용 창출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OECD 기준 전체 R&D 지출 중 서비스업 R&D 지출 비중을 보면, 미국은 34.1%인 반면 우리나라는 9.1%에 불과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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