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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내달 말 롯데면세점 부산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 두 곳은 지방에서 유일하게 샤넬 브랜드가 입점돼 있던 곳이다.
샤넬코리아 측은 "회사의 경영 안정성을 고려해 3월 31일 자로 부산과 제주 시내 면세점 패션 부티크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서울 시내와 공항 면세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루이비통은 지난 1월 1일부로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장의 문을 닫았다. 내달엔 신라면세점 제주점, 롯데면세점 부산점, 잠실 월드타워점 매장이 영업을 종료한다. 롤렉스는 이미 지난해 말로 모든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했다.
명품 브랜드의 잇단 시내면세점 영업 중단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급감 탓이다. 직격탄을 맞은 시내면세점과 달리 국내 백화점에서의 명품소비는 급증세를 보이는 만큼, 이곳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낫겠단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면세 전문지 무디리포트는 국내 시내면세점 영업에서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명품 브랜드 이탈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실제 시내면세점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다이궁 매출 의존도가 90% 수준으로 올랐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다이궁이 명품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는 점이다. 다이궁이 국내 시내면세점에서 상품을 대량 구매한 뒤 중국 소비자에게 이윤을 붙여 되팔거나 짝퉁(가품)을 끼워 파는 경우가 많아서다. 고급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 반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면세업계는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 브랜드 가운에 두 개가 빠지면 한국 면세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고 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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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구매한도가 사라지더라도 600달러인 면세한도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면세업계는 내국인의 면세점 매출 개선을 위해서는 구매한도에 이은 면세한도 향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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