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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대에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ASML EUV 노광장비. [사진 출처 = ASML] |
ASML은 전세계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납품 업체 구조상 '을'에 위치하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주문자인 '갑'마저 고개 숙인다. EUV 장비 한 대가 2000억원에 달하지만 한정적인 생산 대수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1일 ASML의 2021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86억유로(약 25조원), 영업이익 98억유로(약 13조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1%, 영업이익은 4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52%에 달한다.
ASML이 한국 시장으로부터 벌어 든 매출은 62억유로(약 8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중 33.4% 수준다. 매출 비중 순위권 국가 중 두 번째다. 이는 특히 삼성전자가 첨단 미세 공정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ASML의 EUV 장비를 대거 도입한 결과다. 물론 지난해 한국 기업의 EUV 장비 도입 비중은 삼성전자가 절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SK하이닉스도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4조7500억원을 투입해 EUV 장비를 본격 들여오기로 하면서 올해부터 장비 구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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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전체 매출 대비 국가별 매출 비중. [사진 = ASML 2021년 연간보고서] |
이어 중국 27억유로(약 4조원)로 14.7%, 미국 16억유로(약 2조원, 9%), 일본 5억유로(약 6800억원, 2%), 싱가폴 1억유로(약 1400억원 0.6%) 순이었다.
ASML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총 42대의 EUV 장비를 판매해 63억유로(약 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만이 EUV 장비를 포함한 전체 ASML 노광 장비 중 44%를 가져갔고, 한국은 35%를 차지했다. 중국(16%)과 미국, 일본이 뒤를 이었다.
현재 ASML은 글로벌 노광장비 시장에서 85%의 점유율로 반도체 장비 업종 중 가장 확실한 독점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경쟁사로는 니콘과 캐논이 있지만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니콘과 캐논은 반도체용 노광장비 시장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여러 노광장비 가운데 EUV 장비는 ASML이 10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노광장비는 어떤 빛을 쏘느냐에 따라 공정 횟수를 줄이고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기존 불화아르곤은 7나노(nm, 10억 분의 1m) 공정까지는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그 이하는 힘들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것이 EUV 노광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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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 제공 = 삼성전자] |
하지만 ASML이 매년 생산할 수 있는 수량은 한정적이다 보니 장비 확보 경쟁은 전쟁과도 같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올해 생산량까지 모두 주문이 끝난 상황이다.
ASML의 EUV 생산량은 재작년 31대, 지난해 42여대 정도가 고작이었다. 내년에는 55대, 23년 이후에는 60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지만 이 마저도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10월 ASML 네덜란드 본사를 직접 찾아 물량 확보를 요청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에도 삼성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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