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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 출처 = 롯데백화점] |
1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미 지난달부터 신세계 출신의 이승희 상무와 안성호 상무가 롯데백화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상무급 인사를 경쟁사에서 데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장 출신인 이 상무는 현재 롯데백화점에서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팀을 맡고 있다. 강남점 리뉴얼 작업 등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디자인담당 임원이었던 안 상무는 롯데백화점에서 스토어 디자인 부문장으로 백화점 점포 디자인을 총괄한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생긴 MD1상품본부 본부장 자리를 두고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 중이다. 이효완 지방시코리아 대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 측은 "공식적으로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여전히 MD1상품본부 본부장 자리는 공석인 가운데 해외패션(명품, 주얼리시계, 의류), 뷰티, 라이프스타일(리빙), 가전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파격적인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백화점 등 롯데쇼핑 사업 대표로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를 모셔왔다. 지난 1일 취임한 김 대표는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 임직원들에게 P&G·홈플러스·DFI를 거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으로 '고객 중심'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롯데백화점을 이끌고 있는 정준호 대표는 신세계 출신의 외부 인사다. 1979년 롯데쇼핑 출범 이후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에 외부 인사가 임명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만큼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을 개선하고 조직 문화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맨을 우선 기용하는 순혈주의가 깨진 것과 관련 내부에서는 의견이 나뉜다. 우선 "'고인 물'을 없애려면 외부 충격 밖에 없다"라거나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가진 외부 인사가 필요했다" "보수적인 롯데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등 의견이 있다.
반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잇따라 경쟁사에서 인재를 영입해 임원직에 앉힘에 따라 내부 직원들이 갖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는 백화점의 기본급과 인사 제도의 문제를 규탄하는 천막 농성이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롯데백화점은 '롯데-신세계-현대' 순의 매출순을 기록하며 1위 사업자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등을 겪으며 곳곳에서 그 명성이 위협 당하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로 2조8880억원, 영업이익은 8350억원을 거뒀다. 신세계백화점은 역대 최대인 2조1365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도 두 배 가량 늘어난 362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2조1032억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로만 보면 롯데백화점은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점포수 대비 실적 효율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롯데는 백화점 3사 중 점포수가 32개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백화점의 점포수는 16개, 신세계백화점은 13개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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