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구 회장은 2004년 L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되며 초대 LS그룹 회장을 맡아 그룹을 이끌다 2013년 사촌동생 구자열 회장에 그룹 회장직을 넘기며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었다. 이후 동생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14년 급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다시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맡아온 바 있다.
LS그룹 독립 경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사촌형제간 평화로운 회장직 이양 전통 선례를 남기며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잦은 국내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모범 사례도 남겼다.
구 회장은 1946년 경남 진주시에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구 회장 큰아버지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이다. 구 회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그룹의 초기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닦았다. 1991년 금성사(현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은뒤 2002년 LG전자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이후 구 회장의 부친과 작은아버지인 구태회·평회·두회 3형제가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해 LS그룹을 계열분리한 2004년 LS전선과 LS산전 회장을 맡아 LS그룹 전체 회장 역할을 수행해왔다.
고인은 소탈한 성품과 회사 직원에 대한 인간적 접근,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지닌 인물이었다.
구 회장은 2015년 LS니꼬동 회장으로 경영복귀에 나선 이후 회사 사원, 대리, 과장 등 젊은 직원과 격의없이 호프 한 잔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캐주얼 데이'를 운영해 애로사항을 듣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였다.
부인 지순혜 여사와의 러브스토리도 유명하다. 미국 유학 시절 평범한 가정 출신의 지 여사와 만나 연애결혼했다. 한쪽귀 청력이 다소 불편한 지 여사를 위해 진심어린 사랑을 보여주며 결혼에 골인했다. 이 과정에서 배우게 된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 등 지원에 나서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도 실천했다.
그는 평소 "인재를 키우는 것이야 말로 한국 경제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차세대 인재는 금수
유족으로는 부인 지순혜 여사, 구나윤·본웅(포메이션8그룹 대표)씨 등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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