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6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3년간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하고,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8% 증가한 6조1361억원이라고 1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 뛴 596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7%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47% 급증해 1조64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엔 못 미쳤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늘어난 1조785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 감소해 1085억원이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조48억원으로 집계됐다. 톡비즈 매출은 같은 기간 30% 늘어난 4750억원이었다. 포털비즈 매출은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확대로 7% 올라 1307억원을 기록했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결제 사업의 성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107% 급증한 3991억원을 달성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7803억원으로, 전 분기보단 19% 감소했다. 스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한 2113억원, 뮤직 매출은 9% 뛴 2027억원, 미디어 매출은 39% 오른 895억원이다.
게임 매출은 2768억원으로 모바일 게임 '오딘' 출시 기저효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40%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9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조6766억원을 기록했다. 상여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고 인건비와 투자가 늘어난 것이 영업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간 영업비용은 5조53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날 카카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첫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카카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하고,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한다. 또한, 향후 3년 동안 최소한의 기본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면서 회사 성장에 따른 추가 배당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자사주 소각과 특별 자사주 소각을 합산해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다. 최근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일부 계열사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이슈에 카카오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을 회복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배재현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회사의 잇따른 분사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문제에 대해 "기존 기업들의 물적분할과는 다른 차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이 없던 사업 초기에 법인을 설립했고,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수 기반으로 사업을 키워갔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배 CFO는 "잘 되는 사업을 나중에 분사한게 아니라 사업초기에 별도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해 사업을 키웠기에 최근 논란이 되는 '쪼개기 상장' 이슈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카카오 본사는 톡비즈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이 증가하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만큼 앞으로 본사에서 잘 운영되는 주요사업의 물적분할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 일정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한 픽코마를 제외한 IPO 타임라인은 확정된 바 없다"며 "주요 주주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최근 이어진 카카오 논란에 사과했다.
여 대표는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전국민의 지지 속에 카카오는 가파른 성장을 일궜지만 그 과정에 성장통을 겪었고 신뢰를 잃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앞으로 다양한 사회구성원과 상생하기 위해 지속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펼치고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 확장과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앞장설 계획이다.
앞서 여 대표는 연임이 확정됐음에도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해 대표 자리에
여 대표는 "남궁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논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사회가 본래 카카오에 기대해온 미래지향적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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