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집 말고 CJ대한통운 본사 기습 점거"…택배노조 200여명 불법 농성

↑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건물을 기습적으로 점거해 불법 농성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모습 [영상 제공 = CJ대한통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을 기습적으로 점거해 불법 농성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택배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20분경 회사 출입문 유리 등을 깨부수고 들어와 CJ대한통운 본사 사무실에 진입해 불법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순식간에 본사 건물로 난입해 로비와 일부 사무실을 불법 점거했다"며 "난입 과정 중 회사 기물을 파손한 것은 물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건물을 기습적으로 점거해 불법 농성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모습 [영상 제공 = CJ대한통운]

이날 택배노조의 기습 점거로 인해 사무실을 뺏긴 직원들은 서둘러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CJ대한통운은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의 불법적인 점거 및 집단적 폭력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즉각 퇴거 및 책임자 사퇴 등을 요구한다"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자 모두에 대한 형사적, 민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파업 45일째를 맞아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향후 입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돌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농성으로 방향을 바꿨다.
택배노조는 "이번 파업 사태의 원인, 설 택배대란과 파업 장기화의 원인은 CJ대한통운의 '노조 죽이기'에 있다"며 "CJ대한통운은 지금이라도 노조와의 대화를 통한 장기 파업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에 대화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에 돌입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11일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13일 전국택배노조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노조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파업사태를 끝내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국토교통부에서 현장점검 결과 사회적 합의 이행 정도가 '양호'하다고 결론 내렸음에도 택배 요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