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새정부, 규제개혁·노사선진화 절실"

"올해 들어서는 새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우선 현존하는 여러 규제를 풀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규제를 풀어 창업이 좀 더 자유롭고 빨리 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다음으로 노사문제에 있어 제도를 선진화해 기업이 좀 더 긍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 중 하나가 노동개혁"이라며 "노동법이 제정되던 1953년에는 노동조합이 약자인 까닭에 노조 보호가 주안점이었지만 지금 노조는 힘이 세졌으니 형평에 맞게 이를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법 개정 등을 통해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이 손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고용형태 역시 유연해야 하는데 획일적으로 정규직만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며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동시간 원칙은 맞지만 개별 기업과 산업 형태에 따라 노동시간 역시 유연성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제의도 이어졌다. 손 회장은 "노사가 건설적인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길 바라고 있다"며 "선진국 산업현장에서 노사관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같이 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이 사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손 회장이 평소 지녀왔던 화두다. 이를 위해 기업부터 노력해 국민 지지를 얻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손 회장은 "우리기업이 사회 상식에 맞게 해서 국민에 존경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됐으면 하고 실제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민과 정부로부터 노사개혁 지지를 받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경총이 지닌 목표"라고 말했다.
조세정책과 재정건전성에 대한 쓴소리도 곁들여졌다. 그는 "최근 50조원 이상 초과세수가 있었는데 이 정부 들어 소득세를 인상하는 등 덮어놓고 세금을 올리는 것은 생각해봐야할 문제"라며 "기업 사기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등 세율이 낮아져야한다. 특히 기업이 오래 지속되기 위한 바램을 상속세 때문에 중도에 포기한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 대비 양호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은 아직 (자본주의 도입 시기상) 어린 국가"라며 "선진국도 국가가 어렸을때는 지금보다 재무건전성이 더 좋았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며 국가 지출이 늘어날 것은 뻔한데 지금처럼 쓰려고 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국판 '헤리티지 재단'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 경제단체는 있지만 우리나라 미래를 설계하고 꾸려갈 비전을 제시하는 의견을 내는 연구기관이 없다"며 "경제단체간 통합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보면서 절감되는 비용을 갖고 미래를 연구하는 기관이 있어야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