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혀에 구내염이 생긴 직장인 40대 남성 A씨는 구내염 약도 바르고 피로회복에 좋다는 비타민까지 챙겨서 섭취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2주 넘게 궤양으로 고생하다가 병원을 방문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설암'판정을 받았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김보영 교수는 "입 안에 궤양이 낫지 않고 오래 간다면 설암을 한번 쯤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암은 구강암 중 가장 대표적인 암으로 주로 혀의 양측 면에 발생한다. 주로 혀가 헐었는데 좋아지지 않고 궤양이 오래 지속된다는 증상을 호소하면서 외래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두경부암 중 설암(혀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국내외 보고도 있다. 설암은 주로 40세 이후에 발생하고 6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종종 발견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설암 원인에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좋지 않은 구강위생, 불완전한 의치 등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설암은 3주 이상 지속되는 혀나 구강저에 궤양이 있는 경우,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고 지속되거나 병변이 점차 커지는 경우, 궤양 주변으로 단단하게 만져지는 경우, 가벼운 자극에도 피가 나는 경우, 궤양으로 인한 조직괴사로 불쾌한 입냄새가 지속되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진행된 병변은 혀의 운동장애로 언어장애와 삼킴장애 등을 동반할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구내염은 대부분 1~2주 이내에 병변이 좋아지며, 궤양이 가운데는 하얗고 주변은 빨간 테두리를 가지고 주변부와 경계가 비교적 분명하게 구별되는 경우가 많다. 재발성 구내염은 한자리의 지속적인 궤양이 아니라 발생 때마다 궤양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설암은 전이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비인후과에서 구강검진을 시행 후 의심되는 병변의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하게 된다. 조직검사상 설암이 확인되면 병기 설정 및 전이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CT 및 MRI 영상검사를 진행하게 되며, 경부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림프절에 대해 초음파 유도하 세침검사를 진행한다.
김보영 상계백병원 교수는 "크기가 작은 초기 병변은 수술적 절제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진행된 병변에 대해서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며 "병변 크기에 따라 작게는 혀의 3분의 1에서 많게는 혀의 전체를 절제할 수도 있고, 절제되는 범위에 따라 수술 후 뺨이나 팔, 허벅지 등에서 점막 및 피부 등을 이식해 재건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암은 진행 및 전이 속도가 빠른 편으로 발견이 늦어질 경우 치료시기 역시 늦어져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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