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배달비 구조…심층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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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대의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얼마 전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한 배달 라이더가 '2억이 넘는 빚을 1년 만에 청산했다'고 한 언론에 출연해 밝힌겁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음식 배달비가 비싸다는 말이겠죠.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직접 음식을 가져오거나, 이웃 주민들과 함께 시켜먹고 있습니다.
정부는 '배달공구'라는 현상까지 나타나자 지난달 배달비가 식품과 생필품 등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고 배달앱(배달플랫폼 :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수수료를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달 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 처음으로 배달비를 비교 공시가 보도자료 형태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서울과 일부지역에서 시범사업 형태로 먼저 추진되고, 이후 공시 대상 지역을 넓힐 방침입니다. 특정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플랫폼 별로 배달비 정보를 비교해서 제공하고, 배달방식별·거리별 배달비 정보가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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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0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배달비 비교 공시 방안을 밝힌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문제는 배달비 수수료를 비교 공개한다고해서 물가 안정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재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공시를 준비 중인 관계자는 저와의 통화에서 "이번 분석은 소비자의 알권리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물가 안정까지 효과가 이어지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배달비 수수료 비교 공개의 실효성도 문제입니다. 날씨, 시간대, 장소 등에 따라 붙는 요금이 천차만별이고 그 구조도 복합해서 객관적 기준에 따른 일괄적 비교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기존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한 뒤 이뤄지는 월 1회 공시이다보니 소비자가 체감하는 현실과는 시차도 있습니다.
배달비가 오른 원인은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배달기사의 숫자 부족 :1인 가족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따른 배달 음식 시장 성장과 비교해 숙달된 배달원이 부족. ②보험비 포함 : 배달원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자 배달플랫폼으로부터 고객의 주문을 넘겨 받은 배달대행업체(생각대로, 바로고 등)가 중간 수수료를 올려 이를 충당하고, 오토바이 보험비 등이 배달비에 포함. |
이 와중에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단건배달 서비스'의 할인 행사를 중단하고 요금제를 개편한다고 밝혔습니다. 업체간 출혈 경쟁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한 번에 한 집만 가는 단건배달 서비스 유지를 위해 (*단건배달 : 소비자는 빨리 음식을 받아서 좋지만, 3~4건의 음식을 묶음배달하는 것에 비해 그만큼 돈을 적게 받아서 배달기사는 비선호) 최대 1만 원 넘는 프로모션을 통해 배달기사를 유치하는 출혈 경쟁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프로모션이 중단되면서 소비자가 받던 할인이 없어지고, 배달플랫폼이 가져가는 중개 수수료가 올라가 음식을 만드는 점주와 소비자, 고객 부담이 동시에 커지게 된 겁니다. 일각에선 할인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치하고나서 요금을 올린 배달 플랫폼에 대해 비판하지만, 업계는 오히려 요금 현실화라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배달비를 규제할 법적 근거도 없고, 지자체가
[안병욱 기자 /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