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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 매장에서 소비자가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9일 주류 수입업체 트랜스베버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버번위스키 '와일드 터키'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정용 상품의 경우 이 기간 매출이 무려 1492% 증가세를 보였다.
와일드 터키는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버번(미국 위스키) 입문 3대장'으로 꼽히는 술 중 하나다. 대개 시중가가 5~6만원대에 책정되는 중저가 위스키인데 국내 물량이 매진돼 수입사가 일본 등 주변국에서 재고를 확보해 판매해야 했을 정도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전체 위스키류 수입액은 1억5434만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4% 늘어난 수준이다. 위스키 수입액이 늘어난 건 지난 2018년 이후 3년여 만이다.
주류업계에서는 국내 위스키 수요가 급증한 게 코로나19 확산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술' 문화가 확산하자 소비자들이 소주·맥주보다 고급스럽고,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주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여행 감소 등으로 여윳돈이 생긴 소비자들이 새로운 취미이자 투자처로 위스키 시장을 택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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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보틀벙커'를 방문한 소비자들이 위스키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이상현 기자] |
와일드 터키처럼 입문자들이 즐기는 보급형 위스키만 인기인 것도 아니다. 시중가가 수십만원에 이르더라도 마니아층의 수요가 높거나, 희소성 때문에 소장 가치가 있는 위스키의 경우 그 인기가 더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에서 특가로 판매한 싱글몰트위스키 탐나불린과 달모어는 판매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동났다.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데다 물류 대란으로 수입 물량이 적어져 일부 소비자는 사재기를 하기도 했다.
또 앞서 지난해 말 롯데마트가 제타플렉스에 선보인 주류 전문샵 '보틀벙커'에서도 개점 초기 '오픈런'이 잇달아 발생했다. 개점 후 3일 만에 매출액 6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였는데 당시 매장 관계자는 "위스키와 코냑 동호회 등에서 몰려와 제품을 대거 구매했다"고 말했다.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위스키 애호가들이 몰린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서는 암암리에 직거래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주류판매 면허가 없는 일반 소비자간 거래는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지만, 구하기 힘든 제품의 경우 웃돈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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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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