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집값 잡겠다며 정부가 지난해 전방위적으로 대출을 규제했죠.
그 과정에서 대출 금리가 치솟으며 서민 경제에 큰 부담을 줬는데, 그렇게 쥐어짠 이자로 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실적입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누적 순이익이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고, 기업은행은 처음으로 2조 클럽에 들었습니다.
증가율도 따져봤습니다.
전년대비 못 해도 17%, 많게는 98%까지 늘었습니다.
사상 최대실적에 은행들은 직원부터 챙겼습니다.
4개 주요 시중은행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기본급의 30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역대급 수익의 상당 부분이 대출이자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 조치에 발맞춰 대출금리는 올려놓고, 그만큼 예금 금리는 올리지 않아 벌어진 예대마진이 발판이 됐습니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기준 2.21%포인트로, 2019년 8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수요가 많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대출 잔액이 빠르게 증가했던 요인이 있고요. 특히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은행의 예대마진 자체도 오르는 경향이…."
금융당국은 이익을 직원들에게 나눠줄 게 아니라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관련 부실채권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은행별로 예대금리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차이가 클 경우 개선 조치를 권고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