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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매일경제DB] |
소비자시민모임이 9일 국제소비자기구, 미국 모질라재단과 공동으로 벌인 '틴더에 대한 글로벌 공동 사례조사와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틴더 이용자에 대한 가격 차별행위가 존재했다.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일부 이용자는 다른 사람보다 5배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 대상국은 한국, 미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브라질, 인도로 각국의 국제소비자기구 회원 단체가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먼저, 조사대상 6개 국가 모두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가격이 달라 '평균 가격'이 존재했다. 틴더의 유료 서비스 중 하나인 틴더 플러스의 평균 가격은 네덜란드가 조사대상 6개국 중 16.46달러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뉴질랜드(15.35달러), 한국(15.33달러), 미국(14.92달러), 인도(8.09달러), 브라질(3.49달러) 순이었다.
동일 국가 내에서도 유료 서비스에 대한 가격 차이가 제각각이라 네덜란드에서는 31개, 한국에서는 26개의 개인별 가격이 존재했다. 개인별로 차별화된 가격이 책정되는 방식은 불투명했지만,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나이가 많을 수록 적은 연령층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했다.
한국의 경우 인당 틴더 플러스 1개월 구독 가격이 최저 5.16달러였으며, 최고 가격은 22.36달러였다. 최저와 최고 요금 가격 차이가 4.3배에 달하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만 기준 18~29세의 평균 가격이 9.03달러로 가장 낮았고, 18.11달러(30~49세), 18.85달러(50세 이상) 순이었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네덜란드가 가장 컸으며, 한국을 포함한 네덜란드, 미국, 뉴질랜드 등 상위 4개국의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 차이는 4.3배에서 5.8배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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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틴더] |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성별이나 거주지역에 따른 가격 차이도 있었다. 다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는 도출하지 못했다. 실제 가격 차이는 있었지만 책정 방식은 알 수 없었단 의미다.
틴더 유료 서비스의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를 비교해 본 결과 네덜란드, 미국, 브라질은 남성의 평균 가격이 여성에 비해 높았고, 뉴질랜드, 한국, 인도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 가격이 높았다. 한국은 여성 평균 15.54달러로, 남성(15.12달러)보다 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거주지역별로는 조사 대상 6개국 중 뉴질랜드와 브라질을 제외한 4개 국가에서 가격 차이가 드러났다. 미국과 네덜란드에서는 지방에 거주하는 이용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지만, 한국은 대도시 거주자(평균 16.33달러)가 지방 거주자(14.16달러)에 비해 더 많은 요금을 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6개국 528명의 조사자 중 97%는 개인화된 가격 책정에 대해 염려하고 있었다. '개인화된 가격 책정'에 대한 정보가 이용약관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프로모션 가격', '개인의 프로파일에 따른 할인과 가격책정'이라고 돼 있기 때문에 세부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이번 사례는 데이터 보호법, 독점규제법, 소비자 보호 및 차별 금지법 등을 포괄하는 규제가 필요함을 일깨워 주는 사례"라며 "비합리적인 '개인화된 가격 책정'에 대한 규제를 위해 데이터 주체인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백하게 개인에 따른 가격차별이 확인된 만큼 기업은 개인화된 가격 책정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기업의 비합리적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틴더를 포함한 다수의 데이팅 앱은 유료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틴더의 경우 ▲실수로 선택했을 때 되돌리는 기능 ▲나에게 '좋아요(Like)'를 누른 사람을 모아 볼 수 있는 기능 ▲내가 '좋아요'를 누른 사람만 나의 프로필을 볼 수 있는 기능 ▲무제한으로 '좋아요'를 보낼 수 있는 기능 등을 유료로 서비스한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틴더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18~28세 가입자에게 더 저렴한 구독료를 제공하는 연령 기반 가격 정책을 중
틴더는 미국, 영국, 브라질, 호주에서 연령 기반 가격 책정을 중단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변경된 정책을 전 세계 나머지 진출국에 반영할 예정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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