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현대백화점이 장악한 것 같았던 여의도 쇼핑 상권 공략에 나선다. 더현대서울이 지난해 2월 파크원에 입주한 뒤 이전까지 쇼핑 공동화 지역으로 치부되던 여의도 상권이 살아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최근 매물로 나온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인수에 나서면서 백화점 업계 라이벌인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서 격돌하는 구도가 전개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IFC를 보유한 캐나다의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오는 14일 인수의향을 밝힌 5개 후보들을 상대로 2차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진행된 1차 본입찰에서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부동산 투자개발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사(GP)인 컨소시엄에 투자자(LP)로 참여했다. 이지스 외 ARA코리아,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전에 참여한 상태다.
신세계 측 관계자는 "1차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맞는다"면서 "다만 2차 본입찰에 최종 참여할지를 놓고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신세계의 이같은 입장을 두고 투자은행(IB)가에선 "본입찰 전 전형적인 연막작전"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더현대서울의 성공으로 상권 가능성 확인된 여의도 시장에 진출한 절호의 기회를 신세계가 놓치긴 힘들다는 것이다.
신세계가 인수를 검토 중인 IFC는 더현대서울이 둥지를 틀고 있는 파크원과 지하도를 통해 연결돼 있다. 5·9호선 지하철 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통하면 먼저 IFC몰을 만나게 되고 이후 2~3분 더 걷다보면 더현대서울 입구가 나온다.
신세계가 IFC를 인수하게 될 경우 4만㎡(1만2000여평)에 이르는 IFC몰은 신세계 쇼핑몰인 스타필드로 리뉴얼해 재개장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더현대서울 턱밑에 스타필드가 들어서는 것이어서 양사가 정면승부를 벌이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지하철로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경우 더현대서울보다 스타필드에 먼저 닿게 된다는 점이 신경쓰일 수 있다. IFC몰의 경우 더현대서울에 비해 경쟁력이 워낙 뒤처졌지만, 쇼핑몰 강자인 스타필드가 들어서면 고객 발걸음이 스타필드로 먼저 향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4조원 대로 치솟은 IFC 매각가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매물은 IFC 건물 3개 동과 콘래드호텔이 포함돼 있
[오수현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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