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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최근 6개월째 하락하며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한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일종의 '노이즈'로 해석한 셈이다.
한국은행은 8일 '최근 공급차질 및 감염병 상황이 제조업 재고에 미친 영향'이란 주제의 'BOK 이슈노트'에서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재고가 늘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의 배경을 살펴봤다.
보고서를 쓴 이용대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최근의 제조업 재고 증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병 위기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부품과 강판, PC 및 서버 등의 생산에 이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여타 중간재 출하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제품 출하 감소 ▲석유제품 판매 둔화 등을 제조업 재고 증가의 배경으로 꼽고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컸다고 봤다.
이 차장은 "주로 경기둔화기에 수요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늘어났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견조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 차질과 감염병 확산의 영향으로 경기회복기에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감염병 사태 때문에 통상적인 경기회복기와 상이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기 둔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따른 우려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일각서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기 둔화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 기준 101.2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이 지표가 하락한다는 것은 향후 경제성장 속도가 장기 추세보다 느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통계청은 이 지표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점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이 차장은 최근 자동차를 사려면 수개월을 대기해야 한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일반적으로 위기 초기에는 수요(출하)가 위축되고 생산 조정이 늦어짐에 따라 재고가 늘어나고 회복기에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고가 감소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패턴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간재 생산을 해외에 주로 의존하는 미국, 독일 등에서는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완성차를 중심으로 재고가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전자 부품 등 중간재 생산이 많은 일본에서는 재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배경을 감안할 때 향후 재고 변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앞으로 글로벌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감염병 상황이 개선될 경우 차량용 부품 등
이 차장은 또 "경기회복 과정에서 주요국을 중심으로 재고를 정상 수준으로 재축적(restocking)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경우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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