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왼쪽부터),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
특히 백화점 매출의 40% 가까이가 '패션·명품' 카테고리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자 백화점 3사는 각사의 대표들을 모두 패션회사를 거쳤거나 백화점에서 해외 패션 브랜드 관련 업무를 총괄한 경험자로 중용했다.
먼저 롯데백화점을 이끌게 된 정준호 대표는 내부 순혈주의의 대명사로 꼽혔던 롯데백화점에서 이례적으로 신세계 출신의 인사다.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30년간 신세계그룹에 몸 담아 왔다. 패션 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 본부장, 조선호텔 면세사업부, 이마트 '부츠' 사업 담당 등을 맡아 왔다. 이후 2018년 롯데GFR에 합류했다. 롯데GFR은 롯데쇼핑의 패션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해외 패션 유통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밀라노 지사장 등을 거치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브랜드를 두루 접하며 안목을 키웠다. 정 대표는 아르마니, 몽클레어 등 30여개 유명 패션 브랜드를 국내로 직접 들여온 인물이다. 해외 패션 브랜드와 함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춰 '롯데백화점 럭셔리화'에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초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 내용을 발표하며 신임 정준호호의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10월 선임된 신세계백화점의 손영식 대표도 백화점에서 해외명품팀장과 상품본부장, 패션본부장을 거친 MD 전문가다.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2012년과 2014년 각각 상품·패션본부장 부사장보를 지냈다. 2015년 12월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 겸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16년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취임했다.신세계디에프 대표 재직 시절 3대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유치하며 신세계면세점을 '업계 빅3' 구도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손 대표는 이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분위기 전환을 위한 인적 쇄신을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나으나, 신세계백화점 대표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한번 임원 자리서 물러난 뒤 중요 요직에 다시 앉은 것은 손 대표의 브랜드 유치 역량 때문이다. 그가 신세계백화점 대표뿐 아니라 상품본부장을 겸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신세계백화점은 신년 정기세일 매출에서부터 가장 큰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순항중이다. 신년 정기세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4% 늘었다. 남성 패션 매출이 78.8% 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이어서 명품(77.9%), 여성패션(55.1%) 순으로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은 패션계열사 한섬을 진두지휘하던 김형종 대표를 2020년에 신임 대표로 발탁했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친 뒤 지난 2012년부터 한섬 대표를 맡아 2019년까지 패션업계를 주도했다. 김 대표는 한섬에서 '노(NO) 세일 고급화 전략'을 고수하기 위해 재고를 모두 불태웠던 일화도 있다. 단기적 수익보다 장기간에 걸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김 대표의 작품으로는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이 꼽힌다. 이곳은 상품 판매 공간을 의미하는 '매장 면적'을 줄이는 대신, 고객들이 편히 휴
[홍성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