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높은 구매력을 보이며 백화점업계 큰손으로 떠오르자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2030세대를 위해 멤버십 제도를 바꾸는 한편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2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는 지난해 3대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백화점별 2030세대 명품 매출 비중은 롯데백화점 45.4%, 신세계백화점 50.5%, 현대백화점 48.7%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가 국내외 패션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이 명품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은 멤버십 제도를 개편을 앞세우며 2030세대 사로잡기에 공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점포별 상권 특성에 맞는 MZ세대 전용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 정식 출범한 유료 멤버십인 잠실점의 '와이커뮤니티'는 MZ세대만 가입 가능하며 4개월 단위로 연 3회 정기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입비는 10만원으로 가입시 10만원 상당의 웰컴 기프트를 받을 수 있으며, 그 외에 우수고객에 준하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등급인 '레드'를 통해 2030세대를 유혹하고 있다. 연간 구매금액 400만원이면 '레드'에 선정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현재의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의 VIP 고객이 될 2030세대 VIP 고객 확보를 위해 자격기준을 낮췄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월 2030세대 전용 VIP 멤버십인 '클럽 YP'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클럽 YP는 1983년생 이하인 고객 중 현대백화점카드로 3000만원 이상을 구매한 소비자나 우수 기부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이 가입 대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클럽 YP 전용 VIP 라운지를 열었다.
↑ 롯데백화점 잠실점 MZ세대 전용 멤버십 `와이커뮤니티` 멤버십 홍보 이미지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2030세대를 겨냥해 매장 새 단장에도 힘을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30세대 남성 해외패션 매출이 급증하자 지난해 7월 본점 5층 남성패션관을 '남성 해외패션관'으로 탈바꿈해 총 30여개의 남성 명품 브랜드를 집중 도입했다. 동탄점에는 유명 패션 레이블 'A.P.C.'와 협업한 '카페 아페쎄(CAFE A.P.C.)'를 세계 최초로 문 열었으며 본점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IWC'와 협업해 세계 두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BIG PILOT BAR BT IWC & CENTER COFFEE'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이색 카페도 유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단독 브랜드와 편집숍 등을 선보이고 있다. 편집매장 '케이스스터디'는 스니커즈와 스트리트 패션 아이템 등을 보여주는 매장으로 다양한 협업 제품과 단독 판매 등으로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 엑시츠(XYTS)는 해외패션 편집숍으로 신세계백화점이 청담 플래그십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이후 '가니(GANNI)', '바움운드페르드가르튼', '스타인고야' 등 북유럽 인기 브랜드를 포함해 100여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판교점 유플렉스(U-PLEX)를 신진 브랜드로 채워진 2030세대 전문관으로 새 단장해 다양한 분야의 총 72개 브랜드로 구성했다. 더현대 서울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는 70개 브랜드 중 20여 개 브랜드가 백화점에 처음 입점하는 신진 브랜드거나 국내 첫 매장이다. 상품군도 단순 패션·잡화를 벗어나 캠핑·리셀(빈티지)·음악·가구 등으로 다양화하며 한남동·성수동·가로수길에서만 만날 수 있던 매장들도 대거 들여와 있다.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