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이 증가하며 외국계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가 선점했던 국내 CRO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사장 배병준)은 지난해 하반기에 시행한 국내 임상시험 산업 실태조사(6월 7~7월 19일)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최초로 내자 CRO의 매출액이 외자 CRO를 앞질렀다고 8일 밝혔다.
국내 CRO 시장 규모는 2014년 2,941억원에서 2020년 5,542억원으로 매년 증가(연평균 성장률 11.1%)하고 있으며, 2020년 내자 CRO의 매출은 전년대비 10.1% 증가(외자 CRO 2.1%)했다. 2014년 내자 CRO의 연간 매출은 1,023억원으로 전체 외자 CRO 1,917억원의 53.3% 수준이었지만, 2020년 연간 매출 2,844억원을 기록(연평균 성장률 15.7%)하며 외자 CRO(2,698억원)를 따라 잡았다. 2020년 국내 소재 임상 CRO 기업에 재직 중인 인력 규모는 2019년 4,497명에서 약 4.7% 증가한 4,708명으로 추정된다.
CRO산업의 성장배경에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규모 및 아웃소싱 규모 확대, 신규 CRO 설립 확대 및 CRO 인증제도 등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결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내 CRO 시장은 지난 9년여동안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력, 인프라, 기술력 부족 등 여전히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임상 CRO 기업들이 꼽은 우리나라 임상시험 산업의 약점으로는 '임상 관련 법규 및 제도적 지원'이 22.6%로 가장 높았고, '임상 관련 종사자 등 부족한 인적자원' (15.1%), '원격기술 등의 도입' 및 '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기술력'(각각 13.2%) 등을 지적한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국내 CRO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데 부족한 요인을 질문한 결과 '전문인력 부족'을 꼽은 응답이 39.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다국가 임상시험 경험 부족'(23.7%), '임상시험 품질에 대한 신뢰도 부족'(13.2%), '임상시험 시스템 및 SOP(표준운영절차) 미비'(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CRO 이용에 대한 종합 만족도를 살펴보면 국내 CRO(59.4점)에 비해 글로벌 CRO에 대한 만족도(60.0점)가 높게 나타나는 등 글로벌 CRO에 대한 이용만족도는 국내 CRO에 비해 모든 차원에서 높게 나타나 제약사들이 글로벌 CRO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RO 산업과 관련된 제도가 미비한 부분도 CRO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CRO 산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별도의 산업군으로 분류되지 않아 CRO 기업 및 종사자 수 등 실질적인 통계자료에 기반한 현황 파악이 어려운 상황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은 "CRO 기업들은 척박한 제도적 기반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CRO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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