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을 맞은 가운데 호랑이의 해에 탄생한 제품 중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유독 많아 눈길을 끈다.
올해로 출시 48주년을 맞은 초코파이는 한국 경제가 성장가도에 오른 1970년 초 우연한 발견에 의해 탄생했다. 당시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테리아에서 초콜릿 코팅 과자를 보고 이를 벤치마킹했다. 수분 함량이 높은 마시멜로우의 부드러운 식감이 낯설었던 당시 초코파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인 고유의 감성 코드인 '정(情)'을 접목시킨 마케팅을 통해 국가대표 과자로 등극한 초코파이는 현재 60여국에서 한 해 20억개 넘게 팔리며 세계인의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 바나나우유 [사진 = 빙그레]
바나나우유 시장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흰 우유 소비를 꺼리던 소비자들의 우유 소비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개발됐다. 해당 제품 특유의 '배불뚝이 용기'는 개발팀이 우연히 도자기 박람회를 찾았다가 크고 둥글게 빚은 백자 '달 항아리'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루 평균 80만개씩 팔리고 있는 바나나맛 우유는 지난해 매출액은 수출을 포함해 2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신라면 [사진 = 농심]
1986년 출시돼 삼양라면과 안성탕면을 누르고 1991년 처음 라면시장 1위에 오른 농심은 올해까지 32년째 단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국내 라면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신라면 이전 라면 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제품 위주였지만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해 매운 맛 라면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국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 맛 실험을 벌였고, 그 결과 소고기 장국을 모티브로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룬 신라면이 탄생했다.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자리잡은 신라면은 현재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며 2021년 말 기준 누적 매출액 15조 3000억원, 누적 판매량 354억봉에 달했다.
↑ 월드콘 [사진 = 롯데제과]
월드콘은 출시 2년 만인 1988년부터 콘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20여년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출시 직후부터 경쟁 제품에 비해 확연히 크고 맛과 향, 감촉에 있어서도 경쟁사를 압도해왔다. 지난해 배구선수 김연경을 발탁하는 등 해마다 스포츠 스타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출시 36년째를 맞은 월드콘은 출시부터 지난해 말까지 거둔 판매 실적은 1조6500억원에 달하며 , 개수로 치면 30억개를 훌쩍 넘긴다.
2010년 출시된 샘표 연두는 성공을 거둔 범띠 식품 중 가장 어린 편에 속한다. 콩을 발효해 얻은 천연 맛 성분(펩타이드, 아미노산 등)이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고 요리의 풍미를 높여주는 연두는 최근 해외에서 활약이 돋보인다. 2018년 미국 애너하임 국제자연식품박람회(Natural Products Expo)에서 '올해의 혁신 제품'으로 뽑혔고, 2020년에는 미국레스토랑협회 주관 푸드 앤드 베버리지 어워즈(FABI Awards)에서 '올해의 혁
신 제품상'을 받았다. 지난 9월엔 영국 '베지 어워드(Veggie Awards)'에서 베지테리언 식품과 비건 식품 두 개 부문 우수상(Highly Commended)을 수상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0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3500만병(275㎖ 제품 환산)을 넘어섰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