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피스텔 1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치솟은 배달비 부담을 줄이고자 배달을 공동구매(공구)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배달비 상승 주요 요인으로 단건 배달 등을 꼽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배달비 공시제가 배달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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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의 배달비가 이달부터 온라인에서 공개된다. 정부는 최근 치솟는 배달비를 잡기 위한 카드로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키로 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매달 1회 배달수수료 현황을 조사해 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나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공개 내용에는 배달앱별, 배달방식별(묶음·단건), 거리별 수수료 정보와 최소주문액, 지불배달료, 할증여부, 주문방식 차이에 따른 금액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울에서 시범사업 격으로 진행하며, 2월말쯤 첫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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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지난 2020년 국내 처음 도입한 단건배달은 한번에 한 집만 배달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도입 취지는 좋았다. 배달 시간을 줄여 그만큼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다른 배달앱에서도 앞다퉈 도입을 했다.
그러나 단건 배달로 생긴 배달 기사들의 수입 감소를 막기 위해 배달 앱에서 돈을 얹어줬고, 이를 소비자들이 부담하면서 배달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배달 대행업체들이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배달비가 1만원이 넘어가게 됐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문 대행업체가 배달 대행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배달 대행사의 배달 기사 수는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며 "배달 기사를 (대기업에) 뺏기지 않으려고 배달대행사들도 어쩔 수 없이 기본료를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급증한 배달 수요를 배달 기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의 환경 변화는 배달 기사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한다.
일례로 올해부터 월 80만원 이상을 버는 라이더에 대해서는 고용보험이 적용된다. 새로운 배달 기사를 고용하는데 업체들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 이와 더불어 기초생활수급자나 부업 근로자 등 소득공개를 꺼리는 배달 기사들의 신규 유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든 배달비 공시제 등 대책은 배달 기사의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배달비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배달비 공시제로 정보를 공개한들 크게 소용이 있을까 싶다"며 "배달기사 공급이 배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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