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라미드 호텔 모습 |
지난 26일 오후 서울 지하철 선릉역 인근. 은행 증권사부터 IT기업 등이 즐비한 빌딩 사이 가림막을 치고 공사 중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상 주차장 한 켠에 철거된 구조물이 잔뜩 쌓아 놓은 이 곳은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폐업을 한 라미드 호텔(옛 라마다서울호텔)이다. 1986년 뉴월드호텔로 개관한 후 37년 간 줄곧 호텔로 영업해 왔던 라미드 호텔이 최근 문을 닫았다.
27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라미드 호텔은 지난달 31일자로 폐업 신고를 했다.
라미드호텔&리조트그룹 (이하 라미드그룹) 계열사인 라미드 호텔 관계자는 "호텔 매각은 아니고,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일환으로 문을 닫게 됐다"며 "기존 직원들은 계열사로 이동하거나, 권고사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라미드 호텔은 향후 주택 상가 등을 결합한 복합건물로 바뀔 예정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라미드 호텔은 지난해 5월 강남구청에 신축허가 신청을 완료했다"며 "당시 호텔, 오피스텔, 아파트, 근린생활시설 등 복합 용도로 신축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향후 해당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14층 규모로 건설될 계획이다.
라미드 호텔의 전신은 1986년 개관한 뉴월드호텔이다. 2002년 라미드그룹 계열사로 편입한 뒤 2004년 글로벌호텔 브랜드인 라마다 인터내셔널과 제휴를 맺어 라마다서울호텔로 재개관 했다. 지난해 11월로 라마다 인터내셔널과의 제휴 기간이 끝나자 최근 라미드 호텔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해 왔다.
↑ 지난 26일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라미드 호텔 모습 |
7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246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럭셔리 멤버십 바, 커피숍, 베이커리 등 다양한 식음료장과 5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연회장 및 웨딩홀을 갖췄다.
이 호텔은 특히 분당선과 9호선으로 이어진 선정릉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입지가 매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호선 선릉역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내외다.
교통시설 이용이 편리하고 주변 환경 및 시설이 좋아 강남권에서 주요 호텔로 꼽혀왔다.
라미드그룹은 현재 라미드 호텔 이외에 라마다 송도호텔, 이천 미란다호텔, 빅토리아 호텔을 비롯해 양평 TPC, 남양주CC, 엠스클럽 의성, 버드우드G.C 등 다수의 골프장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라미드 호텔을 비롯한 골프장 등 계열사를 운영하는 라미드관광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매출액은 235억3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266억7100만원) 대비 11.8%가량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70억5400만원으로 전년(62억1000만원)대비 오히려 13.5% 늘었다.
라미드그룹 관계자는 "호텔 사업은 계속 코로나 영향으로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아왔다"며 "일부 영업이익이 는 것은 골프장 영업이 잘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호텔들은 더 이상 버텨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목 좋은 곳에 위치한 호텔일수록 기존 호텔 건물을 헐고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이유다.
부동산개발업체 더랜드 컨소시엄이 인수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현재 호텔 부지에 대규모 주상복합 빌딩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부동산개발회사 웰스어드바이저스와 현대건설에 인수 돼 주상복합건물로 거듭날 르메르디앙 호텔도 있다. 도산대로 터줏대감인 청담 프리마 호텔 역시 교통망과 조망권이 우수해 고급 주거단지
라미드 호텔 인근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라미드 호텔은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복합시설로 바뀐다는 얘기가 나왔었다"며 "부지 위치 자체가 너무 좋고, 교통 시설 이용이 편리해 복합시설로 바뀐 뒤 모습에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