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연합뉴스 |
900~1,500원으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테이크아웃 커피 매장들이 원두값 인상과 일회용 컵 보증금 부과 등으로 저렴한 가격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 투썸플레이스 김포DT점 / 사진 = 투썸플레이스 제공 |
어제(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에 이어 투썸플레이스·할리스커피·탐앤탐스도 27일부터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투썸플레이스는 총 54종 커피 중 21종의 가격을 최대 400원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9년 5개월 만의 가격 인상입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최근 원두, 우유 등 원가 압박이 더는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을 넘었기에 부득이하게 가격 인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탐앤탐스도 에스프레소류 음료는 300원, 탐앤치노·티·스무디 등 일부 음료는 100~300원씩 인상됩니다. 디저트류는 500~800원씩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최근 커피 원두 및 원·부재료비 등 제반 비용이 급등한 상황에서 다각도로 시장 분석을 진행한 결과, 부득이하게 메뉴 판매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가격 인상 여파는 저가 커피 전문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커피 업계에 따르면, 커피 한 잔에 원두값 300~400원, 포장비는 400~500원가량입니다. 여기에 임대료·인건비·전기세·부가세 등까지 고려하면 1000짜리 커피는 수익을 남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1,000원짜리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는 10여 년 전 사라진 1,000원 김밥과 마찬가지로 조만간 길에서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여름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걸어가는 소비자의 모습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6월부터 프랜차이즈 카페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 등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구매하면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내야 합니다. 보증금은 컵을 반환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이디야·투썸플레이스·맥도날드·공차·쥬씨 등 전국 3만8000여 개 프랜차이즈 매장에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올해 대다수 커피 전문점은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만약 소비자가 텀블러를 지참하지 않을 경우 인상된 커피 가격과 보증금 300원이 더해져 지난해보다 최대 700원을 더 내야 합니다.
↑ 일회용 컵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가격 인상 여파에 저가 커피 전문점 점주들은 우려를 표합니다. 무기였던 '저렴한 가격'이 사라지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머그잔 사용이 늘면 설거지를 위한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최저임금까지 오르면서 인건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커피값이 앞으로도 떨어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상 기후 현상으로 원두 산지의 사정이 나아지기 어렵기 때
농축산물 무역 거래 플랫폼 트릿지의 장혜선 연구원은 “커피 원두는 지난해 생산량 감소 폭이 워낙 커 가격이 급등했다”며 “이상 기후로 죽은 어린 커피나무가 회복하는데 3~5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피 원두값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우한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hannau7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