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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대한항공] |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급격히 얼어붙은 해외 여객 수요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항공업계 시름이 깊다. 겨울이면 따뜻한 기온의 동남아 여행이 인기였던 만큼 올 겨울 해당 노선 확대를 준비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사실상 모두 중단됐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에 점진적인 여객 수요 회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었던 항공사들은 그 시기를 봄으로 미루게 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가 있음에도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국제선 수요가 바닥에 가깝다"면서 "2월까진 어렵다고 보고 3~4월 상춘객 수요를 예측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항공사들은 기존에 운항해왔거나 준비 중이던 노선마저 잇따라 중단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겨울 방콕, 치앙마이 등 동남아에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취소했다. 오사카 노선도 기존 주 2회에서 주 1회로 운항 횟수를 줄였다.
제주항공은 노선 확대가 당분간 어렵다고 보고 기존 정기 노선인 인천발 마닐라·웨이하이·오사카·하얼빈만 운항한다. 트래블 버블 국가인 사이판 노선도 현재는 운항하지 않는다. 오는 29일부터 8회 한시운항을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미정이라는 게 제주항공의 입장이다. 인천-방콕 노선은 12월 중순, 1월 말, 2월 중순으로 재개 시점이 계속 밀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괌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었던 에어서울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했다. 에어부산은 기존 부산-괌 노선을 다음달 한 달 동안 운항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재개하려던 괌 노선 운항을 무기한 미뤘다.
이 같은 운휴 결정은 해외 입국자 대상 자가격리 조치가 부활하면서 급격히 늘었다.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해외에서 입국 시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 없이 10일간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달 20일부터는 자가격리를 마칠 때까지 해외 입국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방역버스나 방역택시 등 방역 교통만을 사용할 수 있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가격리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한 해외 여객 수요가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며 "방역 지침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비정기 노선으로 단기 계획만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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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괌 [사진 출처 = 에어서울] |
장기간 해외를 나가지 못한 잠재적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일단 해외여행이 물꼬를 트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월간 국제선 여객수가 40만명을 넘긴 만큼 잠재적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을 놓기 어렵다.
트래블 버블이 확대·재개되면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와 트래블 버블을 맺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여파에 항공권 판매가 중단되면서 현재로서는 운영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트래블 버블이 여전히 시행 중인 사이판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사이판 노선이 유의미한 회복세를 내고 있는 만큼 자가격리 의무가 없는 트래블버블 여행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에어부산도 오는 23일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을 주 1회 운항한다.
올 봄이면 노선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 2일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인천-하와이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020년 3월 노선을 중단한 지 25개월 만이다. 방역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여름인 올해 7월부터는 매일 노선을 운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월 운항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3~4월 해외 노선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며 "회복세가 감지된다면 노선 추가가 발빠르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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