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상처받은 분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멸공 논란 사과

이마트 노조, ‘오너리스크’ 비판 하루 만에
“제 자유로 상처받은 분 있다면 제 부족함”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멸공’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오늘(1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제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부 회장은 지금까지 발언의 자유를 중시해 왔지만 신세계 주가 하락 및 불매운동, 노조 성명까지 이어지자 백기를 들고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신년사를 통해 밝힌 “고객과 직원은 물러날 수 없는 가치”라는 언급과 맥을 같이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난 12일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마트 노조)가 발표한 성명 기사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이마트 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멸공도 좋지만 본인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노조 측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정말 ‘자유인’이며 ‘핵인싸’(인기가 많고 유행을 빠르게 따라가는 사람)이고자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될 것이나,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앞서 멸공 논란은 지난해 11월 정 부회장이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올린 이후부터 촉발됐습니다. 정 부회장은 이후에도 멸공 관련 게시물을 꾸준히 올렸고, 지난 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멸공 발언을 비판하며 논란은 정치권으로 옮겨붙었습니다. 이어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하면서 ‘멸공 릴레이’ 움직임까지 일었습니다.

이에 지난 10일 신세계그룹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하자 정 부회장은 측근들을 통해 멸공 관련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소셜미디어 댓글창은 여전히 ‘멸공’으로 뒤덮인 상태입니다. 네티즌들은 정 부회장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담긴 빨간색 보석상자 모양의 케이크’ 사진 게시물에 “멸공의 횃불”, “멸공 반지”, “멸공 촛불” 등의 댓글을 달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에 이번 사과로 정 부회장과 ‘멸공’ 관련 연결고리 약화로 논란이 잦아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