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기 싫다"…접종 의무화에 대놓고 반대한 중환자실 의사

↑ 지난 7일(현지시간) 런던의 킹스 칼리지 병원을 방문한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왼쪽).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영국에서 의료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이 통과된 가운데 일부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받지 않겠다고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스카이뉴스와 더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런던의 킹스 칼리지 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의료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가 항의를 들었다.
코로나19 중환자실의 마취과 의사 스티브 제임스는 장관을 향해 "나는 백신을 맞지 않았으며 맞고 싶지 않다"고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팬데믹 초기부터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해온 제임스는 "백신은 델타 변이에 대해 8주 정도의 전파 억제 효과가 있을 뿐이고 오미크론 변이에는 아마 더 짧을 것"이라며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해고돼야 하냐.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임스는 "나와 같은 입장인 동료가 또 있다"면서 "코로나19에 걸려서 이미 항체를 가지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의사를 해고한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제임스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중 상황이 바뀔 것을 고려해 의료진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을 재검토하라고 제안했다. 또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돼 항체가 있는 의료진도 일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오는 4월부터 국가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환자들을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 계속 일을 하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자비드 장관은 "제임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으며 우리는 사회 복지를 위해 그 모든 대안을 저울질해 비교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 이후 얻은 항체 역시 어느 시점 이후엔 약해질 것이다"라며 "정부는 백신 전문가들로부터 최상의 조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킹스 칼리지 병원의 대변인은 "정부 방침에 따라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으며 현재 접종률은 거의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