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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27일 기업공개(IPO)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테슬라와 유럽 전기차 판매량 1, 2위를 다투는 독일 폭스바겐이 지난 해 각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채택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삼성SDI, SK온, 중국 CATL 등 이미 각형 배터리를 생산·개발 중인 경쟁사와의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애널리스트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의 간담회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EV, IT, ESS향 배터리와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 개발을 통해 제품 라인업과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간 원통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해왔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삼성SDI가 유일하고, SK온은 파우치형에 주력하다 최근 각형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배터리는 겉껍질인 외장재 안에 주요 소재인 양극, 음극, 분리막 등이 담긴 형태에 따라 원통형, 파우치형, 각형으로 나눈다.
원통형은 원기둥 모양의 외장재에 소재를 돌돌 말아 넣고, 파우치형은 소재를 층층이 쌓아 부드러운 필름으로 감싼다. 각형은 소재를 넓적하게 말아서 만든 일명 '젤리롤'을 각진 알루미늄 캔에 쌓아 넣고 전해액을 주입한 형태다.
각형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강한 대신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원통형은 저렴하지만, 용량이 작아 여러 개를 붙여 써야 한다. 파우치형은 얇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대신 단단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차 업체에 따라 선호하는 배터리가 다른데 테슬라는 원통형, GM·현대는 파우치형, BMW·벤츠·폭스바겐이 각형을 주로 쓰고 있다.
폭스바겐은 과거 파우치형을 써왔지만, 최근 각형으로 눈을 돌렸다. 폭스바겐은 작년 3월 열린 '파워데이' 행사에서 2030년까지 자사의 전기차 80%에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대량생산'과 '원가절감'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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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배터리 3사 중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삼성SDI가 유일하다. [사진 출처 = 삼성SDI] |
폭스바겐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작년 1~9월 전 세계에 총 29만3100대의 전기차를 공급했다. 같은 기간 유럽에 공급된 전기차 중 72%가 폭스바겐 제품이다. 작년 9월 기준 폭스바겐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6%다.
전기차 부문에서의 전폭적인 투자도 계획돼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50년간 100조가 넘는 금액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오는 2030년까지는 유럽에 6곳의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예정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낙점한 만큼 업계는 각형 국내 업체의 각형 배터리 개발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다.
지난해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 의지를 보이면서 두 기업이 실제 생산에 성공하면 국내 3사가 유럽 시장의 배터리 수주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사가 합작사 설립, 공장 증설 등으로 큰 돈을 쓴만큼 수주 확대는 필요하다.
밖으로는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과 맞서야 한다. CATL은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데다 첫 해외 생산 거점을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독일에 건설 중이고, 올해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는 CATL이 위치 이점을 살려 폭스바겐의 수주에 힘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배터리 개발 외에 생산 역량 확
작년 기준 연간 155기가와트시(GWh)였던 생산 능력을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해 2025년까지400기가와트시로 늘릴 예정이다. 또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배터리 금속 원료 확보를 위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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