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 = 연합뉴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5~6일 인스타그램이 자신의 게시글을 '폭력·선동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삭제하자 주변에 이같이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인스타그램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은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이 글을 삭제 조치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에게 "계정 액세스 권한을 유지하려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측의 이같은 조치에 굉장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정 부회장의 한 지인은 6일 본지와 통화에서 "정 부회장이 평소 소신처럼 얘기해 온 게 표현의 자유"라며 "인터넷 플랫폼이 입맛대로 글을 삭제하며 사실상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는 게 정 부회장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73만명을 넘는다"며 "이렇게 주목도가 높은 인사의 글도 입맛대로 지우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글에는 얼마나 쉽게 개입할지 걱정된다는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글이 삭제된 직후 인스타그램의 삭제 안내문을 캡처해서 올리면서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난 공산주의가 싫다"고 반박했다. 해당 게시물이 삭제된 것은 '멸공'이라는 단어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 부회장은 이번엔 삭제 조치를 피하려는 듯 '멸공'이라는 해시태그 대신 'ㅁㅕㄹㄱㅗㅇ'으로 풀어썼다.
정 부회장은 주변에 "멸공이라는 가치를 지지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번 일의 본질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이 항의성 글을 올리고 언론이 이를 기사화하자 인스타그램은 6일 오후 삭제한 정 부회장의 글을 복구했다. 인스타그램은 이번 삭제 이유를 묻는 언론 문의에 시스템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로 포스팅이 삭제됐음을 확인했다. 재검토 결과 해당 게시물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해명을 두고선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적잖다. 실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산당이 싫다' '멸공'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게시글을 몇 차례 올렸지만 인스타그램에선 이번 5~6일 글만 삭제했다. 또 '멸공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이 해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며 "인스타그램에 '멸공' 게시글이 수도 없이 많은데 내 글만 삭제한 건 시스템 오류가 아닌 선택적 삭제"라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