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조짐과 대출 규제 강화, 분양 물량 늘린 것이 주요 요인
아파트 분양 시장에 적신호가 커졌습니다. 집값 하락 조짐이 보이자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가 증가하고, 수도권에서는 미계약 단지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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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사진. / 사진 = 연합뉴스 |
특히 올해부터 분양대금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가운데 집값 약세 지역도 늘고 있어 입주나 분양물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확대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분양된 대구·경북 등의 지방 아파트 단지에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14일~16일에 청약한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의 경우 특별공급을 제외한 358가구 청약에서 1,2순위까지 모두 85명만 신청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13~15일 분양한 경북 포항시 남구 남포항 태왕아너스와 8~10일 청약한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A2블록과 A4블록도 2순위까지 모두 미달됐습니다
울산과 사천, 익산, 구례 등 다른 지방에서도 미달 단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 수도권과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가 여전히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는 것과 대조적인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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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사진. / 사진 = 연합뉴스 |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에서 분양된 707개 단지 가운데 미달 단지는 총 117곳으로 전체의 16.5%에 달했습니다. 569개 청약 단지 중 50개가 미달된 지난해 3분기(8.8%)에 비해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이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는 총 633개 단지가 분양돼 공급이 많았던 지난 2분기의 10.7%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으로, 연중 최고치입니다.
특히 지방은 4분기 439개 청약 단지 가운데 117곳에서 미달돼 미달 단지 비중이 26.7%에 달했습니다. 이에 비해 작년 4분기 268개 단지가 분양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선 미달 단지가 한곳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청약 미달 단지가 늘어난 데는 올해부터 아파트 중도금, 잔금 대출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것, 대선·지방 선거 등 잇따른 대형 이벤트들로 건설사들이 지난 연말에 분양 물량을 늘린 것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 대구·세종 등 일부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되고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세도 꺾이면서 집값 침체 조짐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수도권은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계약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GS건설이 지난해 11월 분양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더스타'는 당시 1순위 청약에서 1천533가구 모집에 2만 156명이 몰리며 평균 1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최근 당첨자 정당 계약에서 35%가량인 530여 가구가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 포기자의 다수가 청약 부적격자지만 일부는 신용대출 문제로 계약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세차익이 큰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나 공공택지 내 아파트에 대한 청약 인기는 지속되겠지만 대출 규제 강화로 지역별·단지별로 청약 미달 또는 미계약 단지가 늘어나는 '청약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차주별 DSR 적용 대상도 상반기까지는 총 대출액이 2억 원 이상이지만 7월부터는 1억 원 이상으로 더 강화됩니다. 이로 인해 기존 대출이 있는 계약자들은 중도금과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청약 또는 계약 포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인기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 연구원은 "최근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도 일부 하락 전환되는 등 상승세가 꺾이면서 지역에 따라 청약 심리도 주춤해지는 모습"이라며 "올해 인기 지역에는 청약이 쏠리고 비인기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옥석 가리기다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