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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첫날인 지난달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도에서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30대 소비자 A씨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야식을 주문하려다가 고민 끝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1인분에 1만5000원인 세트 메뉴를 주문하려 했는데 최소주문금액은 1만7000원이었고, 거기에 배달비 4000원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1인분만 주문하려 했는데 최소주문금액을 맞추려 음료수라도 추가하고 배달비까지 내면 2인분 가격 수준"이라며 "이럴 바에야 주문하고 찾으러 가거나, 직접 해 먹는 게 낫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연일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 배달앱에서 포장 주문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외식·식품 업계의 가격 줄인상에 배달비 상승 조짐까지 보이자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내는 시도로 풀이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 포장 주문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의 비중은 약 1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1월 3%보다 약 6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포장 주문을 찾기 시작하자 이 기간 포장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비중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앱을 처음 시작한 소비자 중 약 30만명이 첫 주문 때 포장 주문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요기요에서는 소비자들의 포장 주문 수요 변화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요기요에 따르면 올해 11월 앱을 통한 포장 주문 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0배가량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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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조합원들이 이달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인근에서 배달료 인상 및 픽업거리 할증 도입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부 배달 대행업체의 경우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1000원 할증제도를 도입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40대 소비자 B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없었던 크리스마스 할증이 웬 말이냐"며 "조만간 음식을 주문하고 내가 직접 운전해 가서 찾아오는 게 더 저렴해질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 C씨는 "기본적으로 배달료가 비싸지면 주문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들도 대부분 포장 주문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수수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연일 제기되고 있지만, 당장은 이를 해결할 묘수가 없어 보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플랫폼지부는 이달 2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기본배달료 인상 요구에 나선 바 있다.
7년째 3000원으로 동결된 기본배달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고, 내비게이션에 따른 실거리와 픽업 거리 할증 역시
협상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이 요금 산정 기준을 기존 직선거리 기준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하고, 1.9km 이상 이동할 시 3500원에 100m당 80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합의를 보면서 24일 마무리됐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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